(31) 제도권에서 벗어난 다문화가정-② 다문화가족 교육프로그램 다양해져야

 

지난 3월, 서울시는 다문화가족과 자녀를 위한 ‘특화교육’을 시작했다. 그동안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결혼이민여성과 자녀들의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어 지원교육을 해왔지만, 최근 가족해체와 자녀교육 등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대두되면서 교육과 지원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서울시는 민간단체와 공동협력해 연극과 영화, 사진 등을 활용한 가족관계 향상과 심리, 독서, 논술, 문화 예술을 매개로 한 자녀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특화교육은 기존의 결혼이민여성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에서 탈피해 가족 간 관계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의 결혼이민자수가 2007년 3만5000여명에서 2011년 4만9000여명으로 5년새 36.6%가 증가했으며, 다문화자녀수는 같은 기간 354% 증가하는 등 급격히 늘어났다”며 “그동안 다문화가족과 자녀에 대한 지원이 조기정착 및 생활안정 위주로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다양한 교육수요와 욕구충족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서울시, 특화교육 시작
가족관계 회복에 프로그램 주력
연극·음악·심리지도 등 매개로
상처 치유 긍정적인 가족상 확립

■ 울산시, 다문화 지원사업 확대
결혼이민여성 전문강사 양성
가족 교육·자녀 공부방 운영
사회적응·조기정착 지원강화

■ 북구사회복지관 ‘나는 한국사람’
울산시 우수프로그램 공모사업 선정
피부미용·리본아트·네일아트 등 교습
연합 프로그램 개최·노인 봉사활동도

다문화가족 관계향상으로는 한국연극치료협회의 ‘다문화가족 관계회복을 위한 행복한 여행’, 이대종합사회복지관의 ‘다문화가족 성장 교육프로그램’, 마포공동체라디오의 ‘다정다감 미디어 프로젝트’ 등이 있다.
 

 

행복한 여행은 부모와 자녀가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과 갈등, 불화 등을 연극을 매체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연극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발전을 꾀하고 있다.

성장 교육프로그램은 다문화가족의 정서와 감정표현 기술을 알려준다. 부모와 자녀 간의 역할정립과 가족의 미래비전 설계 등 긍정적 가족상을 확립하고 있다.

다정다감 미디어프로젝트는 다문화가족들이 단편영화를 제작하고, 스튜디오 사진 촬영, 라디오 방송 등에 참여하면서 가족 간의 관계를 향상시키고자 한다.

독서와 논술, 음악, 심리지도를 통한 다문화자녀 교육 지원도 하고 있다.
 

▲ 울산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의 ‘나는 한국사람’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결혼이민여성들. 복지관은 이들을 위해 피부미용과 리본아트, 네일아트 수업 등을 열고 있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 제공

부모와 자녀 간 의사소통과 진로개발을 모색하는 ‘엄마가 하는 커리어코칭-진로지도’,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나누고 환원하는 ‘받음에서 나눔으로의 성장-해피패스(Happy Path)’, ‘자녀와 어머니의 독서교육을 통한 탄력성 강화 프로그램’, 오케스트라 음악이론과 바이올린 교육을 실시하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맘앤아이(Mom&I)오케스트라’ 등이 있다.

◇울산지역 결혼이민자 4134명…자녀수 3582명

울산에서 올해 1월 기준, 결혼이민자는 총 4134명이다. 다문화자녀수도 358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외국인 주민 2만5163명의 16.4%에 해당된다.

울산에서 다문화가족 관련 사업은 현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민간단체와 협력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도 생겨나고 있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다문화가족 지원사업 예산은 1억4000만원이다.

주요사업으로는 결혼이민여성 다문화전문강사 양성, 다문화가족교육(배우자·시부모), 다문화가족 자녀 공부방 운영, 다문화가족 자녀 문화프로그램 운영, 다문화가족 지원 우수프로그램 공모사업, 다문화가족 사회적응 및 조기정착 지원사업 등 6개 사업이다.

 

이중 결혼이민여성 다문화전문강사 양성 및 다문화가족 교육은 남구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주관한다. 다문화가족 자녀 공부방과 문화프로그램 참여신청은 중구와 남·동구, 울주군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우수프로그램 공모사업’은 민간단체로 지원을 확대해 다문화가족의 정착을 돕고 있다.

올해 공모사업에 선정된 곳은 울산장애인농구협회의 ‘어깨동무’, 밝은미래복지재단 다문화가족센터 ‘결혼이민자 감성프로젝트-한국엄마 맺어주기’, 울산숲원예복지협회 ‘가족교육사업’, 북구종합사회복지관 ‘다문화여성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나는 한국사람’, 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무지개’, 중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문화자녀 수학과학영재교실’ 등이다.

울산시 국제협력과 관계자는 “우수프로그램 공모사업의 경우 지난해보다 예산을 늘려 지원하고 있다”며 “외국인주민들을 위해 기존의 사업에서 중복되지 않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민간단체가 생겨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구사회복지관 우수 프로그램 ‘나는 한국사람’

울산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이하 북구복지관)은 지난 6월4일부터 북구 염포동 신전경로당 2층에서 결혼이민여성들을 대상으로 ‘나는 한국사람’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피부미용과 리본아트, 네일아트 등 결혼이민여성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북구복지관 관계자는 “기존의 다문화 한글교실을 이용하고 있는 결혼이민여성에게 욕구조사를 진행한 결과, 피부미용과 리본아트, 네일아트 등 역량강화 욕구가 높게 나왔다”며 “지난 5월 울산시의 다문화가족지원 우수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응시해 프로그램 지원비를 받았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피부미용수업과 함께 얼굴클렌징, 피부 마사지, 각종 팩 사용법 등 다양한 수업에 참가한다. 또 습득한 기술을 활용해 지역의 노인들을 찾아 봉사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오는 9월부터는 리본아트와 네일아트 수업 등도 진행된다. 또 북구의 각 권역의 다문화여성과 연합해 단합 프로그램도 개최한다.

북구복지관 백지숙 사회복지사는 “앞으로도 다문화가족의 욕구조사를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며 “지역사회에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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