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의원과 잦은 통화…당일 문자메시지도 목격
정황상 로비 의심 가지만 명확한 증거 없어 수사 난항
일각선 보좌관 자리 다투다...사실 확대 재생산했다 주장

조기문씨의 구속으로 현영희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헌금으로 3억원을 전달했다는 제보자 정동근(37)씨의 주장이 신빙성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씨가 공천헌금의 최종 목적지로 현기환 전 의원을 지목했지만 검찰 수사는 아직 그 단계로 접어들지는 못했다.

돈이 건너간 현장을 보지 못했음에도 정씨는 왜 현 전 의원을 ‘목적지’로 지목했을까.

정씨는 조씨에게 돈을 건넬 당시 조씨가 현 전 의원과 통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한다.

또 평소 현 의원과 현 전 의원이 자주 통화를 했다는 점에서 공천헌금이 현 전 의원에 건너갔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공천에 목을 매던 현 의원이 당시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이던 현 전 의원에게 로비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하지만 이런 정황만으로 현 전 의원을 공천헌금의 ‘목적지’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도 새누리당과 검찰 주변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정씨가 현 의원의 일정을 꼼꼼하게 기록한 수첩을 나중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발휘한 곳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씨가 현 의원과 보좌관 자리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일부 사실을 확대 재생산했다는 주장이다.

그 증거로 서울역에서 조씨와 현 전 의원이 주고받았다는 문자메시지에 대해 정씨의 검찰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전 의원이 차명 휴대전화로 조씨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검찰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렇다고 조씨가 공천헌금을 중간에서 빼돌렸다는 주장도 쉽게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반응이다.

현 의원과 현 전 의원이 오래전부터 상당한 친분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조씨가 돈을 가로챘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들통났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현 의원이 조씨에게 돈을 줬다면 ‘목적지’를 특정하지 않고 광범위한 로비용으로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현 전 의원이 거짓말을 하는지 아니면 그의 주장대로 억울한 누명을 썼는지는 조씨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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