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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기획특집특집
[이재명의 新유산가]문수산의 재발견3.천상 큰골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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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16  21: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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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벽산아파트 옆 포장길 지나면
정수장 옆으로 그늘진 호젓한 등산로
능선 따라 오르막 내리막 반복하지만
솔숲 스치는 바람이 흐르는 땀 식혀줘

서늘한 기운 서려있는 계곡 내려서면
거대한 ‘고양이 짐빠바위’ 손님 맞아
아래엔 높이 7~8m 달하는 큰골폭포
지리산과 흡사하다해 ‘문수산 백무동’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 능선이 있으면 골이 있고, 골이 있으면 능선이 있다. 능선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능선을 넘지 못한다.

문수산 정상에서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로 뻗어내려 온 큰골계곡은 문수산에서 가장 크고 긴 계곡이다. 문수산 정상에서 계곡 끝지점까지의 거리가 약 4㎞다. 10여년 전만 해도 이 골짜기를 찾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으나 이제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당시 문수산에 이렇게 멋진 계곡이 있는 줄 몰랐던 등산객들은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탄성을 질러대곤 했다.
   
▲ 문수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가두어 놓은 큰골저수지. 푸른 산빛이 비친 수면에 계곡풍이 불어와 물비늘을 만들어낸다. 문수산에서 가장 크고 긴 계곡이 이 큰골저수지 상류의 큰골계곡이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계곡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같은 길로 내려오는 코스는 좀 밋밋하므로, 능선 산행을 하고 난 뒤 큰골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산행이 좋다.

출발지점은 범서 천상의 벽산아파트 옆으로 난 길이다. 콘크리트 포장의 오르막을 단숨에 올라서면 천상정수장이 있고, 그 옆으로 등산로가 호젓하게 나 있다. 숲이 하늘을 가려 뜨거운 여름 땡볕을 막아주니 이 보다 고마운 등산로도 없다.
   
▲ 능선길에는 등산로 곳곳에 계단과 펜스 등이 설치돼 있어 안전한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산 능선의 허리를 감아도는 외길 등산로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등산객을 실어나른다. 땀이 비오듯 흐르지만 소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솔바람에 온 몸이 상쾌하다. 군데 군데 벤치가 있고, 위험한 곳에는 계단과 안전시설도 잘 돼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50분 정도. 마침내 능선에 도달한다. 체육시설이 설치돼 있는 넓다란 공터 앞에는 ‘입구로부터 1669m 지점’이라고 씌어있는 표지판이 서 있다. ‘1530’, 즉 1주일에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걸으면 웬만한 질병은 예방할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문도 눈에 띈다. 입구에서 여기까지 약 350칼로리를 소비했단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하루 칼로리가 2500~3000칼로리 정도 되는데, 신진대사와 일상생활 등으로 대부분 소진되지만 운동이 부족하면 300칼로리 정도가 남는다고 한다.
   
▲ 문수산 큰골계곡 폭포와 소.

이제부터는 능선길이다. 호젓한 능선길 옆으로는 피크닉용 테이블과 벤치, 운동기구가 곳곳에 만들어져 있고, 그 위로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섞여 멋진 화음을 만들어 낸다. 솔숲에서는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듯 공기맛이 청량하다.

체육시설 공터에서 15분 정도 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물탕골(백천마을 가는길)’이라는 표지판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큰골저수지 가는길’이라는 표지판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여기서 큰 골 저수지 방면으로 내려가도 되지만, 일단은 깔딱고개로 향하는 가운데 길로 직진한다. 여기서 10분 정도 더 가면 오른쪽 큰골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울산여행산악회’ 리본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그 방향으로 내려가면 된다.

계곡에 내려서면 서늘한 기운이 등산객을 반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고양이 짐빠바위’. 두쪽으로 쪼개진 이 거대한 바위는 욕심많고 잘난 채 하는 고양이에 관한 전설이 서려 있다. 옛날 왜구들이 문수산으로 침범해 오자 산신령이 성을 쌓기 위해 짐승들에게 바위를 나르라고 명했는데, 이 거대한 바위를 지고 오던 고양이가 성을 다 쌓고 난 후 뒤늦게 나타나 산신령의 꾸지람을 듣고는 이 바위를 놓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 고양이와 관련된 전설이 서려 있는 ‘고양이 짐빠바위’

고양이 짐빠바위 아래에는 높이 7~8m에 이르는 큰골폭포가 있다. 비가 오고난 뒤 수량이 많을 때는 제법 그 위용이 대단하다. 폭포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올수록 계곡은 넓어지고 작은 폭포와 소와 반석이 어울려 멋진 조경작품을 만들어낸다. 어떤 등산객은 이 계곡이 작기는 하지만 그 모양이 지리산 백무동 계곡과 비슷하다 하여 ‘문수산 백무동’이라 부르기도 했다.

길은 계곡을 따라 편안하게 이어진다. 상류에 오염원이 없기 때문에 물은 맑고 투명하다. 어디든 주저 앉아 발을 담그고 쉬어도 좋다.
   

큰골계곡은 하류로 내려와 큰골저수지로 들어간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또 하나의 작은 폭포를 만나는데, 그 폭포 상단에서 계류를 건너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저수지로 계속 내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큰골저수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저수지 둑으로 나오면 비로소 하늘이 훤하게 펼쳐지고 그림같은 저수지가 그 모습을 완연하게 드러낸다.

저수지 둑에 서면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수면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물비늘을 만들어낸다. 문수산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골짜기가 있었던가. 아직도 이 계곡을 처음 가보는 사람들은 문수산을 재발견했다면서 감탄을 연발한다.

큰골저수지에서 벽산아파트까지 나오는 길도 무척 아름답다. 길 옆은 죄다 과수원이어서 감과 배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밭에는 온갖 농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천상마을 너른 들판에는 벼가 뜨거운 여름 햇볕에 익어가고 있다.

벽산아파트 원점으로 되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시간. 능선에서 천천히 쉬고, 큰골계곡에서 발을 담근다면 4~5시간의 한나절 코스로 제격이다. 가족과 함께 도시락을 준비해 간다면 이보다 더 좋은 피서도 드물게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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