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의 오른손 강속구 투수 펠릭스 에르난데스(26)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통산 23번째 퍼펙트게임의 위업을 이뤘다.
 에르난데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하나도 주지 않고 삼진 1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타선이 3회 뽑은 1점을 잘 지켜 1-0으로 이기면서 에르난데스는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고 동료와 감격을 함께 나눴다.
 역대 시애틀 소속 투수로는 두 명이 노히트 경기(안타를 1개도 주지 않는 것)를 펼쳤으나 퍼펙트경기는 에르난데스가 처음 이뤘다.
 에르난데스는 탬파베이 27명의 타자를 상대로 113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 77개를 꽂았다.
 삼진을 제외한 아웃카운트 15개는 땅볼 8개, 뜬공 5개, 직선타 2개로 채웠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05년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에르난데스는 시속 153㎞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150㎞에 육박하는 슬라이더로 삼진을 많이 잡아 ‘킹 펠릭스’라는 애칭을 얻었다.
 2006년부터 해마다 세자릿수 삼진을 잡아온 그는 지난해까지 연평균 180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2010년에는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탓에 13승12패에 그쳤으나 탈삼진 232개(리그 2위), 평균자책점 2.27(리그 1위)이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받았다.
 보통 퍼펙트게임에서는 동료 야수의 호수비가 꼭 등장하나 이날 에르난데스는 큰 위기 없이 위력적인 투구만으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1회 톱타자 샘 펄드의 타구를 우익수 에릭 템즈가 워닝트랙 근처에서 낚았고, 5회 에반 롱고리아의 타구가 에르난데스의 글러브를 스쳤으나 2루수 정면으로 빨려 들어간 것 정도가 간담을 서늘케 한 장면이었다.
 에르난데스는 “뭐라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면서 “3~4회 정도에 퍼펙트경기를 의식했고 9회 마운드에 올랐을 때 약간 긴장했었다”고 대기록의 달성 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필립 험버가 지난 4월 이곳에서 우리 팀을 상대로 퍼펙트 경기를 했을 때 나도 꼭 퍼펙트경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열심히 던져 오늘에 이르렀다”며 기쁨을 만끽했다.
 에르난데스는 올해 11승5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중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벌써 세 번째 퍼펙트게임이 나왔다.
 4월22일 험버가 시애틀을 제물로 삼진 8개를 솎아내며 4-0 승리를 이끌었고, 지난 6월14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맷 케인이 휴스턴을 상대로 삼진 14개를 잡아내며 10-0 대승을 이끌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두 차례 이상 퍼펙트게임이 나온 것은 2010년이다.
 당시 댈러스 브래든(오클랜드)과 로이 할러데이(필라델피아)가 영광을 누렸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노히트 경기도 3차례 나오는 등 좀처럼 보기 어려운 대기록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한편 탬파베이는 지난 4년 동안 6차례 작성된 퍼펙트게임 중 세 번이나 제물이 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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