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에 의한 청소년 원조교제와 성폭행 등 각종 부작용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울산에서 충격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교생 5명 가운데 1명이 인터넷을 통한 채팅 중 상대방이 성관계를 요구해 올 경우 "응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이는 현대 청운고 박천익 교사가 지역내 인문고와 실업고 1학년 남녀 각 100명씩 모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이다.

 조사결과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솔직히 아주 충격적인 뉴스는 아니다. 지금은 초등학생까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성인과 원조교제를 하는 세상이 아닌가. 이런 세상에 고등학생의 "전향적 성 풍속 발언"은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실제로 고교생들 사이에서 인터넷 채팅은 이미 일상화된 지 오래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설문조사이기 때문이다.

 일부 사이트의 경우 여고생만을 위한 대화방을 만들어 놓고 아바타나 사이버머니를 미끼로 폰팅으로 유인하거나 지역별로 모임을 만들어 번개팅으로 유인을 하기도 한다. 여기에 중학생은 물론 초등생까지 경쟁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음란 화상채팅이 원조교제나 불륜 등 탈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데 있다.

 설문에 응한 응답자 335명중에서 인문고 남자 33명, 인문고 여자 2명, 실업고 남자 30명, 실업고 여자 1명 등 66명이 채팅 중 "상대방이 성 관계를 요구할 경우 응하겠다"고 답한 것은 그냥 흘러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청소년들의 성문화는 속수무책의 수렁 속으로 빠져 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는 언론을 통해 일부 학생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기성세대로부터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입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수없이 들었다. 게중에는 자퇴하거나 심지어 낙태수술로 몸과 마음을 완전히 망치고 가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래서는 청소년의 장래를 기약할 수가 없다.

 설문조사를 한 박천익 교사가 지적했듯이 현재 "청소년들의 음란 사이트 방문은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인터넷 채팅을 통한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도 급격하게 증가 추세에 있다. 정부차 원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사설 전자게시판에 대한 관계당국의 철저한 관심과 관리가 이뤄져야 채팅으로 실추된 청소년들의 사이버 윤리의식도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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