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상식이지만, 우리나라의 노사문화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와 노의 생산적,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상적이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저마다 자신들의 몫을 챙기겠다는 이익 집단으로서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움직임은 그런 의미에서 "낙후된 노사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적절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주목할 것은 "90년대 중반까지 초강성의 현대중공업 노조가 왜 변신했을까"하는 점이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업 등을 하면서 불필요한 소모전 보다 상호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실용주의가 훨씬 낫다는 판단했을 했을 것이다. 물론 "노사간 상호 신뢰와 협력"이 보태졌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무분규 협상을 통한 공존 공생의 노사문화"가 여타 회사 노조들에게도 수용되기를 희망한다. 당장 현대자동차부터 검토했으면 한다. 생각해보자. 26일 하루 8시간 파업을 하면서 생긴 생산 누적손실이 얼마인가. 자그만치 1만여 대에 1천338억원이다. 손실이 손실 자체로 끝나면 그래도 다행이다.
최근 들어 우리경제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자. 생산·소비·투자의 3대 지표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트리폴 마이너스"가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것이다.
산업자원부가 조사한 "노사분규 실태"도 주목할만한 내용이다. "98년 이후 5년 동안 반복되는 대형 노사분규로 매년 1조6천억원 이상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다고 한다. 지난 한 해만 해도 노사분규로 인해 생산차질액은 1조7천억원, 수출차질액은 6억800만달러나 발생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노사 모두 작금의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차이가 무엇인지 따져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