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유혈사태가 18개월째 지속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견해차로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다.
 이미 사망자가 2만7천명을 넘어섰다는 집계가 나왔으며 9일(현지시간)에도 정부군의 공습과 폭탄 테러 등으로 시리아 전역에서 최소 8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을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한편, 라크다르 브라히미 신임 시리아 담당 유엔-아랍연맹 공동 특별대사는 9일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해 시리아 문제 중재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 계속되는 유혈사태 =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이제까지 폭력사태로 사망자가 2만7천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북부 알레포시에서는 군대가 여러 지구를 포격했고, 다른 곳에서도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로 9일 하루에만 최소 88명이 숨졌다고 SOHR은 덧붙였다.
 SOHR에 따르면 알레포시 하나노 지구에서 벌어진 교전에서는 박격포탄이 주거지에 떨어져 최소한 2명이 숨졌다. 공습으로 수도관이 파괴돼 주민들은 식수난을 겪고 있다.
 관영 SANA통신은 알레포의 중앙 병원 인근 시립 경기장 지구에서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17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중부 홈스에서는 민간인과 군인이 탄 버스에 폭탄이 터져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반군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에 관한 영화를 제작하던 반체제 인사 타메르 알 아왐도 지난 8일 총에 맞아 살해됐다고 시리아국가위원회(SNC) 등이 밝혔다.
 ◇ 해법 놓고 미국 러시아 견해차 =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장관을 만난 뒤 시리아의 휴전과 과도 정부 구성 등을 담은 지난 6월 제네바 합의안을 유엔 안보리가 승인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클린턴 장관은 “구속력이 없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구체적 조치를 촉구했다.
 클린턴 장관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결의를 무시하고 국민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는 것을 여러 차례 봤기 때문에, 결의를 준수하지 않을 때 조치를 담고 있어야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네바 합의를 유엔안보리 결의로 하기 위해 러시아와 대화를 계속 할 것”이라면서도 “이견이 계속되면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는 의견이 일치하는 국가끼리 아사드 퇴진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브라히미 특사 이집트 도착…한계 지적도 = 브라히미 특사는 이달 임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9일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10일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모하메드 카멜 아므르 외교부 장관, 나빌 엘아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과 회담을 가진다.
 브라히미 특사는 이후 시리아를 방문할 예정인데 일정은 회의 세부상황이 확정되면 정해질 것이라고 아흐마드 파우지 특사 대변인이 밝혔다.
 브라히미 특사는 시리아 방문에 앞서 아사드 대통령과 적절한 회의가 이뤄지도록 보장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반관영 메르 통신은 브라히미 특사가 이란 방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같은 행보에도 불구하고 알제리 외무장관 출신의 브라히미 특사가 유엔사무총장 출신의 코피 아난 전임 특사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두리라는 기대감은 낮다는 이야기도 나온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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