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0%로 내린 이후 예금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연 4%대 정기예금은 자취를 감췄다. 곧 금리가 2%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예금 등 안전자산의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주식 등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자니 국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부담스럽다.
 최근 ‘시중금리+알파’를 목표 수익으로 내세우는 투자상품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조정장서 눈길 끄는 연계증권ㆍ해외채권형펀드
 금리가 바닥인 데다 주식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이 대안투자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은행의 주가지수연동예금(ELD), 자산운용사의 해외채권형펀드 등이다.
 ELS는 기초자산 상승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플러스 알파 수익률을 제공하고 그렇지 못하면 원금만 보장해주는 식으로 설계됐다.
 더 높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는 일정 목표에 도달하면 조기 상환되는 ‘즉시 지급식’ ELS나 연금처럼 매월 현금을 받는 ‘월 지급식’ ELS가 인기다.
 최근 금값 상승과 함께 DLS 발행액도 크게 늘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금은 DLS’가 전체 DLS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월 20%대에 불과했으나, 8월에는 전체의 95%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보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ELD를 찾는다. 투자처나 가입시기 등에 따라 다소 편차는 있지만 지난해 만기가 돌아온 주요 시중은행 ELD 상품의 평균수익률은 연 5.0% 수준이었다.
 저금리로 채권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해외채권형펀드도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채권형펀드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9.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5년 수익률은 무려 50.83%에 이른다.
 해외주식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 4.01%, 5년 수익률이 -26.65%와 대조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채권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해외채권형을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한다”며 “특히 국공채 위주로 투자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글로벌채권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일 채권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국채 30년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국채 30년물의 유통수익률이 연 3.02%에 마감됐는데, 이는 국채 20년물(3.05%)보다도 0.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국채 30년물을 확보하기 위해 너도나도 ‘사자’ 주문을 내면서 20년물의 금리를 역전했다.
 채권 만기가 길수록 금리 인하 효과가 미치는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30년물과 같은 초장기 채권은 작은 폭의 금리 인하에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간다. 이에 따라 단기 투자자들에게 장기채권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더구나 내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현행 4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장기채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낮아도 안전이 최고…‘원금보장형’ 인기
 최근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원금비보장형보다 원금보장형 수요가 더 급속도로 늘었다.
 원금보장형 ELS 발행액은 지난해 7월 5천431억원에서 올해 7월 1조5천651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에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액은 같은 기간 2조5천126억원에서 1조8천836억원으로 줄었다.
 미래에셋증권 변주열 WM강남파이낸스센터장은 “주가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ELS의 종류 다양화 측면에서 최근 원금보장형 상품이 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원금보장형 상품인 리버스ELS도 최근 출시됐다”고 말했다.
 원금비보장형과 보장형 ELS의 수익률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실한 보장형 ELS를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원금비보장형 ELS 수익률은 연 8∼10% 정도이며, 원금보장형은 6∼7% 정도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서재연 PB클래스갤러리아 프라이빗뱅커(PB)는 “코스피가 많이 상승하고 금리가 떨어지면서 고객들의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며 “최근에는 고객들이 어차피 낮은 금리라면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을 선호한다”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ELS 상품 수요도 증가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원금이 보장되고 추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로 인해 최근 ELD 판매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은행권에서는 금리 수준이 낮아지면 ELD가 반사이익을 얻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끄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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