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1~7일은 여성주간이다. 여성부를 비롯하여 모든 지방단체에서 여성주간행사를 많이 한다. 울산도 시와 구·군이 많은 행사를 하는데 8회째를 맞이하면서 행사내용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엔 취미활동과 봉사활동이 여성사회활동의 전부인양 작품전시회 위주였다. 근래에는 평등부부상 시상, 여성정보화대회, 여성정책토론회 등 시대에 걸맞는 내용들로 구성돼 여성주간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그런데 심심치 않게 남성들은 다소 불만스런 어투로 "왜 남성주간은 없느냐?"고 한다. 무심코 한 얘기겠지만 아직도 양성평등사회가 요원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명문화 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와 문화는 남성위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문화, 가족문화, 성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은 언제나 부차적인 존재,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고, 차별적인 존재라는 편견을 일반화시켜 왔다. 일년내내, 아니 수세기 동안 남성우월 내지 남성전용의 시간이었지만, 이제 시대적 변화와 요청에 부응하여 단 1주일 만이라도 여성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마련한 여성주간의 본뜻을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해야 한다.

 여성주간은 여성발전기본법 제14조와 동법시행령 제26조에 명기된 것처럼 여성의 발전을 도모하고 범국민적으로 남녀평등의 촉진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여성발전기본법 제정까지 오랜 세월동안 여성들의 인고의 노력과 투쟁이 있었고, 현실상 법의 제정권을 가진 남성들도 시대 변화와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성주간행사가 법적근거를 가진 범 국가적 행사임에도 현실은 여전히 여성들, 그들만의 잔치에서 머무르고 있다. 남성의 참여는 고작 기념식에 단체장과 의회대표 몇 명이 전부이다. 의례적인 격려사나 축사를 위해, 아니면 여성유권자들을 의식해 참여하는 수준이라면 여성주간행사는 그야말로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고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 지는 것이다. 남성 참여가 부진한 것은 행사주관 여성계의 노력 부족 보다는 남성들의 근본적인 의식에 기인한다고 본다. 여성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를 어색해하고 언제나 여성과 남성을 분리하려는 경향, 여성차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여성주간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나아가 양성평등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여성들 못지않게 남성들이 더 중요하다. 특히 남성 지도층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 남성국회의원들의 최종적인 결정으로 여성발전기본법을 만들었던 것처럼 아직도 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성차별적 요소와 편견을 없애는 일도 남성들의 의식변화로 이뤄내야 한다. 웬만한 남성이면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이며 여성의 잠재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남성의 의식속에 진정한 양성평등적 사고가 자리잡지 않고는 꿰기만 하면 보석이 되는 구슬서말을 어리석게 방치하는 격이 되는 것이다.

 여성부의 목표는 여성부를 없애는 것이라고들 한다. 어쩌면 여성주간의 목표도 장기적으로 여성주간을 없애는 것일 수 있다. 양성평등을 넘어 진정한 남성차별시대가 도래한다면, 그때는 남성주간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여튼 여성주간은 그 필요성과 당위성이 퇴색될때까지 열릴 것이다. 올 여성주간은 작년보다 많은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속에 치러졌으면 한다. 관심과 참여는 어느샌가 의식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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