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3기 1년을 맞아 이달초 예고된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말 한 고위공무원이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명예퇴임을 했다.

 울산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동남권클러스터, 오토밸리 등 굵직한 지역 경제정책을 총괄해온 고 강종철 경제통상국장이 타계 직전인 지난 27일 명퇴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30일 오전 시청광장에서 치러진 노제에서는 고인이 끝까지 자신의 병에 대한 극복의지를 밝혀온 까닭에 참석한 공직자들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고인은 지난달 중순 병중에도 불구, 시의회 현안보고를 통해 "동남권 클러스터는 울산의 미래를 좌우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모든 총력을 기울여 반드시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의회의 협조와 관심을 당부하는 등 시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을 실천하기 위해 현장에서 몸소 뛰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참여가 없는 오토밸리사업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회사측에 강력히 요청한 끝에 1일 출범하는 "자동차부품혁신센터장"에 현대차 부품개발부장을 영입했다.

 고인은 지병의 항암치료를 위해 자주 자리를 비우는 것이 공직 내부에 누를 끼친다는 생각으로 이번 인사에서 중요한 경제통상국장 자리를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심하고, 이같은 의사를 박맹우 시장에게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병상에서도 찾아오는 직원들에게 "다음주 출근할 때까지 경제통상 관련 현안의 국비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고인의 이같은 의지가 돋보이는 것은 죽음을 앞에 두고서도 울산과 일에 대한 열정을 잃지않았다는 점이다. 고인의 마지막 언행은 공직자의 길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되돌아 보게 하는 것 같다. newsgu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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