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김영완의혹" 진상규명 해야〉

무기거래상 김영완씨집 떼강도사건 의혹이 끝간데를 모른채 이어지고 있다. 강탈 당한 금품의 출처와 김씨의 행적 등이 의문 투성이인데다 새로운 의혹이 덧붙여져 갈수록 태산이다. 김대중정권의 청와대가 수사에 개입한 흔적이 나타나는가 하면 도난채권이 5공자금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으니 참으로 해괴한 노릇이 아닐수 없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씨는 100억원대의 금품을 집안에 보관하고 있다가 떼강도의 표적이 됐다. 사상 유례없는 피해 규모는 물론이고 자금의 출처와 용도가 세간의 주목을 끌고 의심을 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많은 돈을 집안에 쌓아두고 있다는 것 부터 수상하고 어디서 나온 돈이냐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수 없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을 둘러싸고 드러난 김씨의 행적이 하나같이 납득하기 어려운데다 당시 청와대 소속 경찰관이 사건에 개입한 사실도 밝혀졌다. 게다가 경찰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을 "쉬쉬"하고 덮었으니 그야말로 요지경 속이 아니고 무엇인가.

 무엇보다 김씨는 현대그룹이 비자금을 돈세탁해 준 혐의를 받고 있고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한 비밀접촉에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씨는 어떤 사람이고 무슨 역할을 했는지 궁금하고 의혹이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대북송금 의혹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박지원 전 문화공보부 장관의 150억원 수수설과 김씨의 100억원 떼강도사건이 어떤 연관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돈을 주었다는 이익치 전 현대증권 사장과 이를 완강히 부인하는 박 전장관 사이의 의혹도 현대의 돈세탁을 맡았던 김씨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김씨를 분리해서 두 사건을 생각하기 어렵다.

 김영완 의혹이 이처럼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데도 어떤 수사기관도 나서지 않은채 방치되고 있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경찰이 자체 감찰을 했다며 내용을 공개했지만 의혹을 해소하는 데는 턱없이 미흡하다. 오히려 경찰의 불투명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일처리 과정이 드러나 의혹을 더 키운 모양이 됐다. 김씨집 강도사건 수사 관련자들에 대해 일부 문책 인사를 한 것으로 슬그머니 넘어갈 성질은 더욱 아니다.

 축소은폐 의심을 받는 경찰이 이 사건에 다시 손을 대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이와같은 경찰수사의 문제점을 비롯해 모든 의혹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검찰이 나서야한다. 수사주체가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진상규명을 미루고 방관한다면 국가적인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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