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는 계속되는 시위나 파업으로 인하여 시민들의 지역경제, 사회 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사회적 가치관이 혼돈되고 있어 무척 안타깝다.

 우리나라 산업경제수도를 지향하는 울산은 매년 5, 6월이면 전국적인 노동계 임·단협의 진원지로 시민들은 태풍의 눈을 품안에 두고 가슴을 두근거려야만 한다.

 필자는 국내 노동계의 요구가 봇물처럼 터지던 1986년 6·29선언 당시 국내 10대기업에 속해있던 B상선(주) 소속 해외취업근로자로 근무하면서 노동조합의 선박분회장(대의원)을 맡아 선원들의 복지와 수당신설 등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한 경험이 있다.

 노동조합 설립 당시 최대과제였던 인간적 대우와 처우개선 등은 약 17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하겠으며, 최근에는 고용 안정과 비정규직 차별철폐, 투명한 기업경영과 분배를 요구하는 시점이다.

 지난 5월 중앙부처 간부공무원들이 주관, 개최된 지역별 정책토론회에서 국내 노동의 메카인 울산의 노사문제는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고위공무원의 견해를 우리는 의아해하면서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제 시민 모두는 국내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지역내 노사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사 당사자나 시청, 노동사무소 등 관계기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문제로, 울산의 미래가 달려있는 중차대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적극 나서야 하겠다.

 110만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중심으로 언론, 상공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총망라한 시민 모두의 해결의지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울산의 최대 당면과제인 산업평화 정착을 통한 산업경제수도 울산의 안정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가이젠"(改善)의 철학을 노·사·정과 시민 모두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미국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인 GE(General Electric)의 만성적인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키며 옛 명성을 되찾아준 잭 웰치 회장이 존경받고 있고, 일본에서는 장기적인 복합 불황속에서도 눈에 띄는 흑자행진을 계속하는 도요타 자동차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이 일본 국민의 선망의 대상이다.

 오쿠다 히로시의 경영철학은 한마디로 "변화"다. 하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모든 방식을 뜯어고치는 서구식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 제기와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가이젠"(改善)을 통해 조금씩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 방식을 고집한다.

 도요타라는 기업에는 ‘변하지 않는 것은 악(惡)’이라는 인식이 흐르고 있고, 이 흐름이 성공요인인 "진화(進化)능력’에 있다는 평가다. 끊임없는 자기개혁을 통해 세계경제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가이젠(改善)"의 필요성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우리 울산의 노·사·정, 시민 모두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추구하는 자유무역, 즉 하나의 시장이라는 무역경쟁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변해야만 산다.

 기업은 기업윤리에 바탕을 둔 투명경영으로, 근로자는 고용안정과 생산성 향상으로, 지방정부는 주민을 위한 봉사행정서비스로 기업하기 쉽고 기업인이 대우받는 산업경제수도 울산에 변화의 둥지를 틀자.

 우리 모두 자기혁신을 통하여 정치개혁, 사회통합, 산업평화 구축 등 울산의 미래를 가꾸는 길만이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줄 가장 큰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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