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들은 8일(현지시간) 유로존의 상설 구제금융기구로 출범한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최고의 신용등급인 ‘AAA(트리플A)’를 부여했다.
 이는 유로존의 임시 구제금융기구이자 내년에 폐기돼 ESM으로 완전 대체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ESM의 향후 등급 전망에 대해선 피치의 경우 ‘안정적’, 무디스는 ‘부정적’으로 엇갈리는 평가를 했다.
 피치는 이날 성명에서 ESM이 임의상환(callable) 자본으로 구성되고 시의 적절한 자본 수요 관리를 위해 ‘조기 경보시스템(EWS)’을 마련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는 매우 강력한 메커니즘”이라고 밝혔다.
 또 ESM이 양질의 유동자산에 의해 뒷받침돼 있으며 선순위 채권자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피치는 다만 ESM 조약과 관련해 어떤 변화가 생기면 ESM의 등급이 재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에도 모든 유로존 국가의 신용등급이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될 것이며 이에 따라 유로존 회원국들의 신용에 기반하는 ESM의 등급도 재검토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경우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 악화가 ESM의 등급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점을 피치보다 더 주목해 부정적 전망을 부여한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무디스는 “유로존 회원국들의 ESM에 대한 정치적 책임 약화가 부정적인 등급 평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클라우스 레글링 ESM 최고경영자(CEO)는 ESM이 위험에 처한 유로존 국가들에 바로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으나 자본을 모두 확충하기까지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17개국 정부가 현금 800억 유로, 지급보증 4천200억 유로를 향후 2년 동안 분납토록 돼 있어 당장엔 재원이 2천억 유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레글링 CEO는 ESM이 민간 투자자들에게 신용보강을 제공할 수도 있으나 이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용보강을 확대하는 것은 디폴트가 발생하면 ESM이 가장 먼저 손실을 보는 대신 민간 채권자들에게 우선순위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ESM에 자금을 지원토록 하는 것이다.
 핀란드 등은 이런 조항을 도입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레글링 CEO는 또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비용은 임시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아니라 전적으로 ESM을 통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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