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철 소상공인진흥원 울산센터 선임상담사
타 지역민이 대기업 등 기업체가 밀집한 울산이 경기도 좋고, 장사가 잘 될 것이라는 뜬소문을 믿고 울산에 와서 창업을 한 뒤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자주 접하게 된다. 사업이 잘 되지 않은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점포가 입점하고 있는 해당 상권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막연하게 잘 될 것이라는 기대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입지선정에 실패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동구 전하동 모 아파트 재개발 예정지역에 쌈밥전문점을 창업해 실패한 사례다. 사업주는 점포 인근의 대단지 아파트의 세대수를 보고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해 기존 점포를 인수해 창업했다.

그런데 음식점을 개점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아파트단지의 재개발사업이 진행된다. 아파트 주민 전체가 이주를 시작하면서 급격한 매출감소를 겪게 되고, 점포의 실내인테리어에 투자한 1억원과 점포 인수 때 주었던 권리금도 회수하지 못하고 문을 닫고 말았다.

사업주가 사전에 구청을 방문해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확인하고 해당 지역의 개발계획과 계획에 따른 상권의 변화를 예측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두 번째로 북구 화봉동 모 중·고교 정문에 분식점은 창업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다. 사업주는 본인이 중·고교 시절 쉬는 시간에 분식점을 많이 이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분식점 창업을 결정했다. 해당지역에 경쟁 점포가 없어 창업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 후 예측과 달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외출을 통제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학생 대부분이 학교매점과 식당을 이용하는 탓에 예상했던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요즘 학생들의 소비경향에 대한 분석과 인근에 분식점이 없었던 이유를 조사했었다면 창업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구 성남동에서 모 카페를 창업해 실패했던 경우다. 울산에 연고가 없던 사업주는 목표고객으로 설정한 20대 직장 여성이 많은 곳을 찾기 위해 주요 상권에 대한 유동인구 조사를 거쳐 성남동에 창업했다. 창업후 예상과 달리 20대 직장여성의 방문은 별로 없고, 사업은 지속적인 적자를 보게 됐다.

4~5개월 정도 카페를 운영하던 사업주는 유동인구 조사 당시 20대 여성들이 사실은 화장을 하고 다니던 여고생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간파했다. 이 후 업종을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사업주가 유동인구 조사 때 인터뷰 조사도 함께 했다면 업종 변경에 따른 재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윤석철 소상공인진흥원 울산센터 선임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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