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1960년대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 조선 및 석유화학 산업을 중심으로 눈부신 경제적 성과를 달성,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인구 110만의 산업수도로서 우리나라 수출의 14%, 제조업 생산의 12%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대내외 산업환경은 울산경제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못한 것 같다.

 세계적으로 국가간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금융시장의 통합 등이 촉진되고, 기술혁신과 기술융합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가간, 산업간에 경쟁력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최근에는 선진국들이 환율의 경쟁적 절하를 통해 자국불황을 다른 나라에 전가시키겠다는 소위 인근궁핍화정책(beggar-my-neighbor)을 펴고 있는 등 바야흐로 국제 경제전쟁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경제가 급부상하면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지역 주력산업이 수출시장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우리가 자부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마저도 새로운 기술력 확보 없이는 향후 5년내에 중국에 추월 당할 것이라는 국내 한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얼마전 발표되기도 하였다.

 울산경제의 현 상황은 어떠한가? 먼저 산업구조면에 있어서 중후장대형의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업종 중심이어서 지역경제가 이들 업종의 경기상황에 따라 연동되는 구조적 불안정성이 상존하며, 지역 부가가치의 80%가 소수 대기업에서 창출되고 있는 반면 대다수 중소기업은 독자적인 경쟁력이 부족한 상태다.

 또한 항만, 철도 등의 인프라와 지식기반산업이 취약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연구기관이 부족하며, 기업의 창업과 경영을 지원하는 법률, 세무, 광고 등 소프트 인프라도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노사분쟁과 잦은 파업이 울산경제의 또다른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는 향후 울산경제의 중요한 과제이다. 우선 성숙기에 도달해있는 지역주력 산업의 구조고도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하여 오토밸리 조성, 자유무역지역 설치, 신항만 건설뿐만 아니라 지식기반산업 조성을 위한 기술인프라의 구축이 시급하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계열하청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 자금, 인력 등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하겠다. 대학의 연구기능을 강화하고 전문 연구기관을 설립하여 향후 지식기반산업의 인력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대기업본사의 울산 이전과 울산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 설립 등도 절실하다. 또한 현재 울산이 전시민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립대 유치, 고속철도 울산역사 건립, 국립의료원 건립 등 역점사업을 반드시 실현시켜 나가야 하겠다.

 이와 함께 사용자와 노동자가 상생(win-win)하는 노사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노동자를 동반자로 인식하여 노동자 사기진작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 시행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 역시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가 있다는 인식하에 당장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의 파이를 먼저 키운 후 그 과실을 함께 나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행정과 시민의 눈높이가 같아야 하며 행정은 시민을 위해, 시민은 울산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울산은 광역시 승격이후에도 시민의 의식, 행정절차 등에서 과거의 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이 없는지 반성해야 하며 울산사람들이 지나치게 폐쇄적이지 않는지, 일부 학연·지연으로 인해 전시민의 단합을 해치고 있지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전시민의 역량을 모아 울산을 전국과 세계에 알려야 한다.

 "미래는 자신의 꿈이 아름답다고 믿는 사람들의 것이다."(Eleaner Roosv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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