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현금 장사로 비난받은 외국계 은행들이 새해 들어 대출 금리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민주화’ 공약을 의식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6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12% 포인트 내렸다.
 ‘NEW ACE 장기담보대출’은 연이율 4.38%에서 4.31%, ‘ACE 장기담보대출’은 5.68%에서 5.61%로 0.07% 포인트 인하했다.
 ‘굿뱅크장기 모기지론’도 줄줄이 낮췄다. 24개월 변동주기는 4.33%에서 4.21%로 0.12% 포인트, 60개월 변동 주기는 5.29%에서 5.19%로 0.1%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씨티은행은 “시중 실세 금리 변동을 고려해 일부 대출금의 금리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새해 들어 대출 금리 인하와 더불어 전국 222개 지점 가운데 15개를 통폐합하고 5개 지점을 신설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계획이다. 파주 지점, 백마 지점은 일산 중앙 지점으로 통합한다.
 신용대출 금리도 낮췄다.
 씨티은행의 ‘직장인신용대출’은 3개월이 8.08%에서 8.01%, ‘닥터론’은 3개월이 8.58%에서 8.51%로 낮아졌다. ‘스마트론’은 9.38%에서 9.31%, ‘공무원 연금대출’은 4.28%에서 4.21%까지 내려갔다.
 SC은행은 박 당선인의 ‘중소기업 육성’ 의지를 반영한 금리 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당좌 신용평가 수수료, 채무 인수 수수료 등을 모두 폐지했다.
 지난 14일부터는 정책자금대출과 보증서 담보대출을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때 우대 조건별로 최대 2.0% 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해준다.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등 기업인에게는 보증서 보증비율에 관계없이 가산금리를 최저 수준인 1.2%로 적용한다. 청년드림대출 가산금리도 0.5% 포인트 낮췄다.
 SC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소기업 정책에 적극 호응하려고 우대금리 적용 등으로 대출금리를 실질적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국계 은행 속성상 ‘완전히 착해지기’는 어려운 면이 많다.
 국내에서 번 돈을 배당 방식으로 국외 본사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말 800억원의 중간배당을 하기로 했다. 배당받는 한국씨티금융지주는 지주사 운영비 등 일부 비용을 떼고 나머지 금액을 미국 본사에 송금할 예정이다.
 SC은행도 지난해 말 2천억원대의 중간배당을 계획했다가 당국의 압박과 비난 여론을 못 이기고 1천억원대로 줄인 바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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