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에서 박근혜 부총재의 대선후보 경선출마 선언, 이부영 부총재의 "들러리경선" 거부 및 예비경선제 도입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회창 총재가 "공정경선"을 거듭 천명하며 "당내잡음" 차단 의지를 보여 주목된다.

 이회창 총재는 13일 울산을 방문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박부총재의 출마선언 등 당내 경선문제가 나오자 "대선 후보로 나가더라도 추대 형식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정당은 경선을 원하는 후보가 있고, 공정한 경선이 이뤄져야 당이 활성화되고 민주화되는 긍정적인 면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경선출마선언을 언제 할 것이냐"는 물음에 “언제쯤이면 좋겠느냐"고 반문하는 여유를 보인 뒤 "박부총재의 출마선언은 아주 좋다고 본다"면서 도전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공정한 경선실시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부총재가 경선도전 선언 뒤 사퇴압력용 전화를 받았다"는 발언의 경위를 묻는 질문에 "경선 전통을 세운 정당으로서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며 "당으로서도 결코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이총재가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내 비주류들의 예비경선제 등 경선절차 개선요구와 관련해서는 "모든 당원이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절차나 정치일정을 마련하자는 것은 모두 공감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절차를 만드느냐, 기존 절차로 공정한 집행이 중요하느냐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의견을 수렴하겠지만 현행 절차도 공정경선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해 만든 것"이라며 "우선은 현 절차대로 공정하고 깨끗하게 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혀 경선절차 개정을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않음을 피력했다.

 그는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서는 "당헌상 내년 4월이고, 지난 전당대회 뒤 2년경과로 따지면 내년 5월"이라면서 "앞으로의 정치일정을 감안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총재가 이날 공정경선을 거듭 천명한 것은 당내 대선주자로서의 자신감이자 비주류측의 반발을 차단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송귀홍기자 khs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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