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현황

울산시 동구는 노동자층이 두터운 만큼이나 구청장을 노리는 예비주자들도 민주노동당에 집중돼 있다. 반면 영남권을 텃밭으로 여기는 한나라당이나 여당인 민주당 등은 인물난을 겪는 이색지대로 평가되고 있다.

 12일 현재 민주노동당의 구청장 후보군에는 이영순 현 동구청장(39)을 포함해 송인국(46·동구2) 조규대 울산광역시의원(53·동구3), 이갑용 지구당위원장(43)과 초대 기초시의원 출신인 이상훈 현대중공업 물류3과장(44) 등 5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중 이구청장과 송·조 두 시의원은 비교적 적극적인 출마의지를 보이고 있는 대신 지구당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위원장과 파업주도혐의로 해고·복직 경력이 있는 이과장은 "관망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구청장 후보감을 물색중인 가운데 현재 무소속 상태인 서진곤 동구의회의장(49)이 출마결심을 확고하게 굳혔고, 송시상 울산광역시의원(55)도 출마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정당별 분위기

 △민주노동당= 이갑용 지구당위원장은 구청장 후보군이 많은데 대해 "출마의지는 소중하고 대단한 용기로 볼 수 있다"면서 "당내 규정상 내년 2월20일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또 "구청장 후보는 본인 뜻에 상관없이 경선때 당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자신의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신중함을 보였다.

 △한나라당= 최수만 지구당위원장은 "실명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후보감이 3~4명은 된다"며 물색작업이 활발함을 내비친 뒤 "연말을 넘기고 내년 1월중에는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위원장은 또 "후보를 낸다면 당선될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선택적 후보자 발굴의지를 보이면서 스스로에 대해서는 "전혀 뜻이 없다"고 못박았다.

 민주당= 위원장이 공석상태인 지구당측은 "아직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고 전하면서 "새로운 조직책 선정 등 지구당이 정비되면 구청장후보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시지부는 동구지구당 조직책 선정문제와 관련해 시지부 부위원장인 이영규씨와 윤재철씨가 경합하는 양상이라면서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월중에는 조직책이 임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비후보별 입장

 이영순 현 동구청장은 "끝까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내년의 후보선출문제는 당 절차에 따를 것"이라며 지난 99년 10월28일 보궐선거를 통해 구청장이 된 사실을 들어 "2년여동안 보람도 있었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계획한 사업들을 추진하기엔 짧고, 못다한 것들도 있다"면서 우회적으로 재선의지를 보였다.

 서진곤 동구의장은 "부지런하고 발로 뛰는 행정, 주민여론을 중시하는 무리없는 행정, 살기좋은 동구건설 등을 위해 출마결심을 굳혔다"면서 기초 시의원으로 당선된 뒤 겸직한 초대 동구의회 부의장 경력 등을 내세워 "부의장, 의장 경험과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좋은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송시상 시의원은 "구청장 쪽으로 한번 겨뤄볼 생각을 갖고 있으며, 한나라당측과 간접적인 접촉도 하고 있다"면서 기초시의원에 이어 광역시의원 당선의 경험을 들어 "연말이 지나야 최종 결정을 하겠지만 주민들을 위한 봉사행정, 지역주민들의 화합 등을 위해 나설 생각"이라고 최종적인 고심단계임을 내비쳤다.

 송인국 시의원은 "결론은 당론에 따르겠지만 후보경선에 앞서 추대형식의 후보선출도 바람직하다"면서 "기초 시의회 상임위원장 경험과 왕성한 광역의정활동 경험 등을 토대로 보다 나은 주민복지행정을 자신하며, 평범한 사람이지만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보통사람도 하면된다는 자심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규대 시의원은 "경남도의원 4년, 광역시의원 4년 등의 의정활동을 통해 행정도 알게 됐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어느 예비후보 보다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면서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가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뒤 "당원들의 뜻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관전포인트

 가장 큰 관심사는 민주노동당의 동구청장 후보로 과연 누가 선택될 것이냐 하는 것. 그 중에서도 이구청장이 후보자가 된다면 시장 후보를 꾀하고 있는 남편 김창현 울산시지부장과 부부가 광역 및 기초단체장에 동시출마하는 이색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유일의 여성 지방단체장으로서 재출마 의지가 상당한 이구청장은 지난 99년 남편의 피선거권 상실로 실시된 동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바 있는데 부부 동시출마 가능성을 놓고 내부의 반론도 만만찮아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또하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은 무소속 4선인 정몽준 국회의원측이 과연 중립을 지킬 것이냐 하는 점이다. 정의원은 노동계층이 두터운 동구지역이지만 그동안 총선때마다 7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 조직력과 지지도 등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섣부른 예단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의 구도를 놓고 볼 때 무소속과 민주노동당 후보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노당측이 얼마만큼의 내부 결집력을 보일 지도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송귀홍기자 khs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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