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망가<스페인>=연합뉴스)『홍명보에게 부담은 금물.』 거스 히딩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의 리더 역할을 맡길홍명보(포항 스틸러스)에게 거는 큰 기대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7일(이하 한국시간) 당초 이번 전지훈련부터 팀의 주장을 맡길것으로 예상했던 홍명보 대신 당분간 김태영(전남)에게 주장완장을 차도록 결정한것.

 이는 지난 8개월동안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던 홍명보에게 출발시점부터큰 짐을 지워 부담을 줘서는 안되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지적됐던 체력과 스피드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할 시간적 여유를 주겠다는 각별한 의도로 풀이된다.

 히딩크 감독은 첫 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홍명보에게 주장을 맡기는 것은 그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해 홍명보가 팀에서 자리를 잡고 난뒤에 주장자리를 맡기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이같은 히딩크 감독의 의도는 지난 미주원정을 통해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의 필요성을 얼마나 절감했고 또 그 임무를 맡길 재목으로 홍명보를 점찍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

 사실 리더로서의 임무를 떠안고 대표팀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그의 복귀를 놓고 효용성에 대한 의문과 우려가 제기됐던 게 사실이다.

 특히 월드컵 3회 출전이라는 풍부한 경험과 선수들을 장악하는 카리스마, 노련미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히딩크 감독은 체력과 스피드에서의 한계를 꾸준히 제기했었다.

 또 오랜 공백으로 정상적인 감각을 찾을 수 있을 지도 의문인데다 그의 합류로이전까지 발을 맞춰온 선수들의 포지션을 변경,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점도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팀에 합류시킨 뒤 세심한 배려까지 아끼지 않는데는 히딩크 감독 나름대로 계산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날 훈련을 마친 홍명보도 『중요한 것은 감독 눈에 비친 선수의 모습이 아니며내가 팀에 복귀한 것도 단순히 팀워크만을 위해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경기력으로 인정받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본선을 불과 80여일 앞두고 다시 대표팀에 합류, 결연한 의지를 보인 홍명보가뼈를 깎는 노력으로 히딩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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