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의 평균 연령이 지난 96년 3.5세에서 올해 5.5세로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최근 전국적으로 등록된 800여만대의 모든 승용차를 대상으로 차령을 조사한 결과 평균 5.5년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차령은 지난 93년 2.9년, 94년 3.1년, 95년 3.3년, 96년 3.5년으로 매년 0.2년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97년 3.8년, 98년 4.3년, 99년 4.8년, 지난해 5.2년 등으로 0.4~0.5년씩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든데다 경기부진이 대체수요를 억제, 승용차 소유자들이 구입한지 4~5년 된 차량을 새 차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운행하거나 새 차보다 중고차를 구입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기 때문.

 실제 신차 판매대수 대비 중고차 거래대수의 비율도 93년 0.50대에서 96년 0.68대, 97년 0.83대로 점차 높아지다 98년 1.54대로 정점에 오른 뒤 99년 1.14대, 지난해 1.20대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평균 차령이 높아진 것은 교체 시기가 지난 차량이 많다는 뜻으로, 따라서 경기가 회복되면 현재 65.9%인 대체수요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대신 평균 차령은 다시 낮아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승용차의 평균 차령은 미국(8년), 일본(7년), 독일(6.5년) 등 자동차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편.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승용차의 평균 수명이 짧은 것은 운전자들이 차를 빨리 바꾸는 경향에도 기인하지만 연간 주행거리가 평균 2만㎞로 일본(9천㎞) 등에 비해 많은데다 도로사정 등이 좋지 않아 차량이 빨리 노후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선진국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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