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해양공사2구 차장....3시간이내 완주도 21번이나

건강 허락하는한 계속 도전

▲ 마라톤 풀코스 300회의 기록을 달성한 울산마라톤클럽소속 장재복씨가 지난 1일 울산문수국제양궁장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 기록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제14회 울산마라톤대회가 열린 지난 1일 오전 울산 문수국제양궁장에는 혼자가 아닌 둘이서 뛰는 마라토너가 있었다.

주인공은 현대중공업 해양공사2구의 장재복(57) 차장이다. 이날 장씨는 울산마라톤 동호회에서 유일한 시각장애인 회원인 이윤동(56)씨의 손을 꼭 잡은 채 ‘페이스 메이커(Pacemaker)’로 나섰다.

장씨는 이날 42.195㎞의 풀코스를 3시간55분52초에 들어왔지만,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바로 풀코스 완주 300회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던 장씨는 지난 2002년 울산마라톤 동호회에 가입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마라톤 인생을 시작했다.

풀코스 첫 완주는 1982년 9월13일 충주 국제마라톤 대회였다. 26㎞를 지나자 다리가 쥐가 내리면서 완주의 기쁨보다는 고생한 느낌이 더 많았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로서 꿈의 기록인 서브-3(풀코스를 세 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일)는 2003년 고성마라톤에서 세웠다. 당시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장씨의 최고 기록은 2시간55분05초다. 서브-3의 기록은 300번 완주 중 21번을 달성했다.

풀코스 300회 완주의 소감을 묻자 장씨는 “결승점을 1㎞ 앞에 두고는 울컥하는 감정이 생겼지만 이내 마음의 평정을 찾았고, 오히려 담담했다”고 말했다.

마라톤을 하면 건강이 좋아지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장씨는 지금도 매일 아침 30분씩 아령 등을 이용해 근력운동을 한다.

장씨는 “마라톤을 흔히 인생에 비유하는데, 과욕을 부리지 말고 자기의 수준에 맞게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결국에는 결승점에 도달하는 것이 마라톤의 매력이다”며 “힘든 운동이지만 함께 뛰는 마라토너들과 함께 힘든 시기를 넘기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이 허용하는 한 앞으로 계속 마라톤을 할 계획인 장씨는 마라톤화의 끈을 질끈 묶으며, 언제나 그랬듯, 또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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