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활동의 한해를 총 결산하는 제11회 처용연극페스티벌이 지난 6일 극단 세소래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마지막 무대로 막을 내렸다.

 타 지역 극단의 초청없이 울산지역 4개 극단만이 참여해 치러진 이번 처용연극페스티벌은 신인 연기자들이 대거 진출, 지역 연극계의 토양을 풍부하게 했고 각 극단들이 나름의 특색을 갖추어져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연기자들의 돋보이는 연기력이 기대를 갖게 했으며 또한 일부 연출자는 뛰어난 연출력으로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작품을 만들어 지역극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반면 일부 작품은 신인들의 진출로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고 주제가 너무 무거워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첫무대로 올려진 〈비언소〉는 극단 푸른가시의 색깔이라할 수 있는 "재미있는 연극"으로 관객들을 편하게 만들어 호응을 얻었다. 주무대인 화장실에서 일어나는 해프닝과 사회적 모순을 냉소적으로 꼬집었다.

 두번째 극단 광대의 〈폭설〉은 갇혀진 사람과 남은 사람의 내면적 고통을 표현하는 내용으로 대사체 연극에 치중, 동작선을 너무 정적으로 풀어 나가는 바람에 의미전달이 미흡했고 다소 지루했다. 연출가가 많지 않은 지역연극계에 이명진씨의 첫 연출작이라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세번째 극단 울산의 〈다섯〉은 출연진들의 공동연출이라는 이색형태로 주목을 끌었다. 이상향을 찾아 떠난 배밑 창고속 밀항자 5명의 황폐한 정신상황을 비관주의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몸동작으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지나친 동작이 다소 흠이었다. 주제전달이 어려워 관객들이 쉽게 공감하지 못했다.

 마지막 무대로 올려진 극단 세소래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익히 알고 있는 옛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데다 탄탄한 구성, 연기력으로 의미 전달이 명확했다. 한동안의 침체기를 가졌던 극단 세소래에 새로운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작품이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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