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서 화훼농업하는 노영준씨...27년간 다양한 동물작품 제작

2001년 IWC총회때 작품 전시...고래조각展·체험관도 계획 중

▲ 버려진 나무를 이용해 고래를 조각하는 농부 노영준(56)씨가 조각 작업이 끝난 귀신고래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마음에 쉽게 와닿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조류, 동물, 십이지상 등 1년에 테마를 한개씩 잡고 연습했죠. 계속 하다보니 울산의 고래문화를 의식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고래조각으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27년 동안 다양한 동물 조각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노영준(56)씨는 농부이면서 버려진 나무를 이용해 다양한 동물 조각작품을 만드는 조각가다.

그 중에서도 고래조각이 전문이고, 제일 많이 만든 작품도 고래다. 작게는 5㎝부터 크게는 2m가 넘는 고래를 조각했다. 지금까지 80여종 이상의 크고 작은 지구상의 모든 고래 종류를 조각했다.

노씨는 고향인 울주군 온양읍 하대마을에서 부인 김경희(48)씨와 함께 3000㎡ 규모의 화훼농업도 겸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었던 노씨는 집안 사정 등으로 미대에 가지 못하고 농업전문대학교에 들어간 뒤 회사원으로 일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일반 직장 3~4곳을 옮겨 다녔지만, 직장일은 자신과 맞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고향 땅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조각을 시작했다. 노씨는 “작품만 하게 되면 생활이 어렵고 자녀양육도 어려우니까, 화훼농업을 겸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조각 실력은 2001년 울산에서 열린 국제행사인 국제포경위원회(IWC) 총회에 필요한 고래조각품을 만들며 알려졌다. 특히 울산시 남구가 내달 6일부터 운항하는 크루즈 고래바다여행선에도 그가 만든 귀신고래 3마리와 돌고래 1마리가 전시된다.

“고래조각은 단순하게 보이지만 일반인들의 가슴에 와닿게 만드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래조각을 통해 울산의 고래를 널리 알리고, 또 나아가 고래관광문화 활성화에도 이바지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노씨는 내년께 고래조각품을 모아 전시회를 여는 한편 몇 년 안에는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라도 고래조각 체험관, 농업 체험공간을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줄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봉출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