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애인의날 기념 장애인기관 탐방-1.울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 울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오는 13일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장애인식개선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열렸던 장애인식캠페인의 한 장면.
울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제공

장애인의 날(4월20일)이 있는 4월에는 울산 뿐만아니라 전국에서 장애인과 관련된 각종 행사가 펼쳐진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뿐만아니라 각종 정책과 사업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복지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울산의 장애인과 관련된 정책을 짚어보고, 장애인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다양한 기관과 시설을 4월 한 달 동안 방문할 예정이다.

장애인과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목소리 등을 통해 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울산에 대한 방안을 들어보고자 한다.

장애 편견 해소 인식개선교육
장애인 차별금지 인권교육도

직업재활센터 자립·자활 지원
취업알선 통해 고용창출 한몫

선천적 장애 조기 발견이 중요
어린이집 등 대상 홍보 필요

◇장애인에 대한 인권감수성 키우기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업무 중 하나는 ‘인식개선사업’이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장애발생에 대한 안내를 통해 장애예방도 하고 있다. 사실 인식개선사업이라는 딱딱한 말을 풀어보자면 ‘자꾸 부딪히기’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 울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재활센터는 장애인의 구직상담과 취업알선, 직업적응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연계팀 주우민 팀장은 “만 4세~만6세 아동을 대상으로 장애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장애체험장이나 교통안전교실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장애에 대한 여러가지 상황을 계속 부딪히게 하고 있다”며 “자꾸 노출이 되면 그만큼 익숙해진다는 점이 인식개선사업의 출발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관의 3명의 사회복지사는 울산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인식개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 전체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학급별로 찾아가 장애인에 대한 기본 에티켓 교육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270학급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으며, 올해는 ‘장애인차별금지’라는 주제로 인권교육을 펼칠 예정이다.

오는 13일에는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2013 장애인식개선캠페인’을 연다. 공연마당과 체험마당, 홍보마당 등을 통해 장애인식조사와 장애예방캠페인이 진행된다.

◇장애인 직업재활센터 운영

복지관에서는 장애인 직업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과 사업체를 연결해주고 구직 및 구인 상담, 직업적응훈련, 지원고용, 취업알선 등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복지관에는 직업적응훈련반에 15명, 자립준비반에 12명의 장애인들이 취업준비를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직업지원팀 서종근 팀장은 “아직까지 복지관에서 직업재활센터를 운영하는지 모르는 장애인이 많아 취업을 하고 싶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일을 통해 자립을 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는 장애인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장애인 의무고용이 강화되면서 구인을 하는 기업에서도 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복지관과 연계돼있는 업체는 약 200여곳으로 복지관에서 취업알선을 통해 장애인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장애 조기발견의 중요성

선천적인 장애의 경우,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뇌의 기질이나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자극이 개입되면 정상적으로 발달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복지관은 장애예방을 위해 어린이집과 조리원 등을 방문해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조기발견 교육이나 교육대상기관 섭외 등의 접근이 어려운 실정이다.

기능향상지원팀 마관식 팀장은 “조기발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해서 어린이집 등에서 장애발견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며 “보통 장애발견은 80~90%가 엄마들이 주로 하기 때문에 엄마가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야 한다. 아이가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장애 관련 검진도 기초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 정호 울산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어느 복지관을 가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연계망 구축이 가장 중요”

▲ 울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정호 관장(사진 가운데)과 서종근 직업지원팀장(왼쪽), 주우민 지역연계팀장(오른쪽).

지난달 29일 울산에서 장애인 복지사업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울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정호·이하 복지관)에 다녀왔다.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복지관 2층에 들어서자 창문 사이로 따뜻한 봄 햇살이 들어왔다. 복지관 내 작은 카페 ‘로사리오’에서는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커피를 직접 내려주는 바리스타는 모두 장애인들. 복지관 곳곳에서는 발걸음이 서로 다른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휠체어로, 느린 걸음으로, 혹은 앉아만 있어야 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모두 달랐지만 분명한 것이 하나 있었다. ‘모두 함께 가야 한다는 것’. 지난 2000년 개관한 복지관은 장애인들과 지역주민과의 연결고리가 돼 ‘함께 가는 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만난 울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정호 관장(빈첸시오 신부)은 복지에 있어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했다.

복지관 하나의 사업을 확장시키기보다는 다른 복지관과 손을 잡고 복지대상자가 울산의 어느 복지관을 가더라도 서비스를 이용받을 수 연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늘 활짝 열려있다. 장애인보호작업장과 동주민센터, 주간보호센터, 노인복지관, 지역사회자원망 등과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인장애인과 동구복지관, 현대차 등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정 관장은 “종합복지관은 1차적으로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을 돕고 2차적으로는 소외계층을 끌어올려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장애인복지관도 장애인에 특화된 복지관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일상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것도 큰 역할이며, 단순하게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복지관을 이용한다는 시선은 편견이다”고 밝혔다.

울산에서는 현재 중구에 위치한 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울주군 장애인복지관이 운영되고 있다. 동구에는 장애인종합복지관이 건립 중에 있다.

정 관장은 “울산의 등록장애인이 4만여명이 넘는데, 각 구별로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없다는 것은 안타깝다”면서 “현재 각종 서비스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장애인들의 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거동이 불편해 복지관을 이용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도 있다”며 “재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장애인종합복지관조차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들을 위한 여건을 개선해나가는 것 역시 큰 과제다”고 밝혔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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