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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중국인의 콴시(關係)와 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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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12.06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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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도에 따르면 2002년 한국-일본 월드컵에 10만 명에 가까운 중국관광객이 한국으로 몰려 올 것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는 좋든 싫든 혹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중국인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거래와 교류가 민간차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중국인과의 교류나 상거래에서 필수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콴시(關係)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서양의 상거래 문화가 거래기초(transaction-based)하여 이루어진다면 중국의 상거래는 전통적으로 관계에 기초(relationship-based)하여 발생한다. 따라서 중국인의 상거래에서 관계(콴시: relationships)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자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성공한 기업가를 서양에서는 그냥 부를 이룬 사람쯤으로 칭하지만 중국에서는 좋은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의 기업인을 포함한 경제인들로 하여금 콴시(關係)가 중요한 사회적 자산(social assets)으로 여겨지도록 한다.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 합류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서방 경제계나 언론에 중국인과의 상거래에서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는 콴시에 대한 얘기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의 콴시를 흔히 절친한 인간관계 정도로 해석해버리는 경향이 있지만, 여전히 콴시가 무엇인가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여러 가지로 분분하다.

 콴시를 한국적 시각에서 옮기면 절친한 관계(關係) 쯤으로 받아들여지며, 영어로는 사람과의 연결이라는 의미에서 커넥션(connection) 혹은 관계(relationships)라는 정도로 해석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하게 콴시를 정의하면, 상호성과 상호간에 의무감을 느끼는 사람간의 연결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비단 중국인만이 콴시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와(和), 한국의 인화(人和), 미국의 컨츄리클럽(country club), 영국의 전통 있는 학교의 결속관계 등은 사업거래에서 상호간에 신뢰와 신용을 돈독히 하는 역할을 한다.

 중국에서의 콴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족벌주의, 뇌물, 부패 등과는 달리 믿음과 상호간의 의무감 그리고 함께 공유하는 경험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 물론 강력한 콴시는 직계와 방계가족 구성원간에 조성된다. 하지만 이외에도 심오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같이 나눈 오랜 친구나 과거의 학교동료, 군시절의 동료, 과거의 직장 동료 등의 개인간에도 만들어진다.

 자연스럽게 중국인들은 그들 자신이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사람과 거래를 하고 싶어하고, 이러한 관계조성을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한다. 이는 우리가 중국인과의 교류를 통해 일정 단계에 이르는 콴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함을 암시해 주는 대목이다.

 최근 기업의 책임경영이 보편화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시장화가 진전되면서 종전과 같은 비공식적 채널을 이용한 콴시가 상대적으로 그 효력을 잃어 가고 있기는 하지만 개인들간에는 여전히 직장, 주택, 건강의료 등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콴시가 대안적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법적 보호체계가 갖추어져 있으나 법의 통일적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는 중국에서 때론 콴시 네트워크가 사업상 직면하게 되는 위협과 불확실성으로부터 보호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전 싱가폴 수상 이관료의 말에 의하면, 대부분의 화교인들은 중국과의 상거래에서 규칙과 규정의 투명성 결여와 법률상의 미흡을 보충하기 위해 콴시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정식으로 WTO에 가입한 중국은 빠른 시간 내에 소위 지구전체적표준(Global Standard)에 도달하기 위해 향후 모든 상거래에 있어서 표준화와 투명성제고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록 전근대적이고 비공식적 상거래방식이긴 하지만 콴시비지니스가 상당기간 과도기적으로 잔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의 교류나 거래 그리고 협력사업에서 지나치게 콴시를 신봉하거나 이를 무조건 경시하기보다는 사안과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현명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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