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면초가 농촌을 살리는 길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내년도 추곡 수매가를 정부가 올해 수준으로 동결키로 함에 따라 이 문제가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아직 농업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추곡수매가 결정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지만 이 문제가 올해 처럼 뜨거웠던 적은 없다. 특히 올해는 농사가 풍작을 이루어 쌀 소비가 큰 사회문제가 되었고 이에 따른 가격 문제도 함께 뜨거워 졌다. 더욱이 내년에는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기때문에 추곡가 결정이 내년 선거와 연결되어 정치 논리로 비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농민들은 물론이고 국민 전체가 국회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관심을 쏟고 있다.

 이번에 정부안으로 확정된 수매가 동결안은 양곡유통위에서 건의한 것보다 후퇴한 것이다. 그런데 항상 선거와 관련해 지역여론에 신경을 써야 하는 국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가 궁금하다고 하겠다. 지난해만 해도 양곡유통위에서는 동결을 시키거나 그렇지 않으면 2% 정도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4% 인상이 확정되었다..해방 이후 지금까지 추곡수매가가 인하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국회가 추곡가에 대해 경제적 논리보다는 정치적 논리를 도입하다 보니 나타났다고 볼수 있다.

 국제 경쟁력에서 볼때 추곡가 결정에 정치논리가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우리의 농업환경이 많이 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라고 수매가 인상을 요구하기는 힘들다. 오늘날 우리 농촌이 당면한 문제는 정부와 국회의 선심으로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차제에 우리 농촌이 살아날 수 있도록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여야가 이미 여러 차례 언명한 대로 농업 살리기 종합대책과 농가소득 보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농촌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이번 수매가 결정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면서 우려를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주축이 되어왔던 농업이 이제 국제시장에서도 당당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국회가 체질 개선을 시키는 방안을 강구하는 길만이 오늘날 사면초가에 있는 우리농촌이 살 수 있는 길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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