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고용지표의 특징은 고용률과 실업률의 동반하락세가 지속하며 노동시장이 활기를 잃어간다는 점이다.
 일하려고 노동시장에 뛰어드는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줄기 때문이다.
 20대는 취업난 때문에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다시 ‘스펙 쌓기’에 들어가고 50대에 집중된 베이비붐 세대는 자영업 창업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목표한 고용률 70% 시대는 멀어져만 간다.

 ◇고용률·실업률 동시 하락…멀어져가는 고용률 70%
 10일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24만9천명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두 달째 20만명대에 머물렀다. 작년 3분기 50만6천명, 4분기 34만2천명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하다.
 취업자 증가 폭의 둔화보다 더 심각한 것은 노동시장의 활력 저하다.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는 18만7천명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15세 이상 인구 증가 규모인 54만6천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0.5%로 작년 3월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2월 낙폭도 0.4%포인트였다.
 이처럼 고용시장에 들어오는 인구가 줄다 보니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추락하고 있다. 3월에도 고용률은 58.4%, 실업률은 3.5%로 0.2%포인트씩 떨어졌다. 고용률이 하락하면 실업률이 오르는 일반적인 상황과 다른 모습이다.
 8분기째 전기 대비 0%대 성장이 예상되는 저성장 국면에서 정책적 불확실성까지 가세하다 보니 기업의 투자는 위축되고 일자리는 생기지 않는 것이다.
 최근에는 세정당국이 세무조사의 칼날을 빼들고 지하경제 양성화에 착수한 것도 일자리에는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부가 고용률 70%(15~64세 기준) 달성을 위해 2017년까지 238만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공약은 지난 정부의 ‘747’(연평균 7% 성장·소득 4만달러 달성·선진 7개국 진입)처럼 빈말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5~64세 기준 고용률은 63.4%로 작년 3월보다 0.2%포인트 내려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고용투자팀장은 “취업자 증가 폭은 곧 10만명대로 떨어질 수 있고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나도 올해 고용사정은 계속 나쁘고 내년에나 돼야 개선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취업자 11개월째 감소…정부 “고용 둔화세 당분간 지속”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대 사정은 악화일로다. 취업자 수는 12만4천명이나 줄며 11개월째 감소했다. 석 달 연속으로 감소 폭이 10만명을 웃돌았다.
 일자리 찾기가 어려우니 다시 취업준비생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3월 취업준비자(취업준비+취업 학원·기관통학)는 64만8천명으로 2010년 5월(67만4천명) 이래 가장 많았다.
 이 팀장은 “20대 사정은 너무 나쁘다”며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이 쉽지 않기에 노동시장에서 신규 인력을 뽑지 않아 청년취업문이 좁아졌다. 고용 악화가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시장의 주력 연령층인 40대마저 불안한 모습이다. 40대 취업자는 2만6천명 줄고 고용률도 0.7%포인트나 떨어졌다.
 상용직은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는데도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 감소는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조차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월 자영업자는 4만8천명 줄며 석 달째 감소했다. 2011년 6월(5만3천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는 무려 7만9천명 줄며 석 달째 감소했다. 서비스·판매종사자는 21개월 만에 줄었다.
 그나마 다행은 제조업 취업자가 9개월째 늘고 있다는 점 정도다.
 기획재정부는 분석자료에서 고용 둔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봤다.
 기재부는 “작년 4분기 이후 취업자 증가폭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저효과, 기업 신규채용 및 자영업 둔화 가능성 등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하반기 이후 3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투자 활성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적극적인 정책 노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