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울산에서 흥청망청 하는 과소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벌써 부터 연말·연시 행사를 위해 울산지역에 있는 호텔 연회석과 뷔페가 모두 예약이 되었다. 그리고 연말·연시를 맞아 해외 여행을 위해 관광회사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현상이 경기가 나아진데서 온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울산의 경우 고급호텔과 식당가가 연말 연시를 위한 각종 모임으로 이처럼 만원을 이루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서민들은 어려운 가정 경제를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 우리는 흥청 망청 할때가 아니다. 우리경제가 IMF때 보다는 다소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우선 국가경제를 보면 IMF이후 유지되어 왔던 무역흑자가 적자로 돌아서고 있고 정부는 외환보유고가 많기 때문에 다시 IMF는 없다고 자신있게 말하지만 외채는 무섭게 쌓여가고 있다. 이런때에 우리가 이처럼 먹고 마시고 노는데 탕진하면 외채는 어떻게 갚고 그리고 생산과 투자는 무엇으로 하는가. 국가 경제도 가정 경제와 다를 것이 없다. 사치와 과소비는 나라를 병들게 하고 결국은 외채가 늘어나 다시 IMF를 만날 수밖에없다.

 특히 요즘의 소비성향을 보면 우리의 일상생활이 예년에 비해 고급화 되다보니 먹고 마시는것도 고급화 되어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우리 국민들이 마시는 양주에서 알 수 있다. 세계에서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비싼 양주를 마시는데 이 때문에 매년 양주로 버리는 돈이 수조원에 이른다. 그런데 이렇게 흥청망청 하는 우리의 그늘진 곳을 보면 아직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전국적으로 보면 아직 끼니를 잇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수십만이 되고 연료비가 없어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 하고 걱정하는 가정들이 많다. 물론 이런 과소비는 모든 국민이 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실제로 소비를 하고 싶어도 소비를 할 경제적 능력이 없어 못한다. 고급화는 고급화 할 수 있는 계층에 국한되어 있다. 소비의 건전화가 먼저 이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체 국민의 건전한 소비를 위해서라도 이번 연말 연시에는 먼저 부유층과 사회지도층 부터 흥청망청 하는 일이 없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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