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고등학교로서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대송고등학교(교장 김옥수)의 특수학급에서 공부하는 최정민군, 곽미연 장은경 한선미 박수경양.

 이들은 최근 퀼트와 서예 작품에 몰두해 있다. 눈과 손의 협응이 어려운 장애인으로서퀼트나 서예를 한다는 것이 지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지난 몇달간 피나는 노력 끝에 지난달 24일 학교 축제 때 다른 학생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회도 가졌다.

 퀼트로 만든 바늘쌈지와 인형들로 책상 하나를 가득 채웠고 또 한편에는 "이어도"라는 썩 잘쓰지 못한 서예작품을 내걸었다. 그 아래로 동그라미와 ㄱ,ㄴ,ㄷ 등을 쓴 습자지도 한묶음 놓았다. 눈길을 주는 관람객들이 많지 않았지만 이들의 뿌듯함은 말로 할 수 없었다.

 특수학급을 맡고 있는 장유정 교사(36)의 "장애아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한 눈과 손의 협응을 위해 퀼트와 서예를 시킨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7월 종이에 홈질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바느질이 도저히 불가능한 곽미연은 솜을 집어넣는 일을 담당했고 남자아이인 최정민은 본을 뜨는 일을 맡았다. 장은경과 한선미 박수경이 바느질을 했다. 박수경은 "이어도"라는 3자를 써넣은 서예작품도 완성했다.

 10분도 가만 있지 못하는 아이들은 퀼트와 서예를 할 때만은 1시간 이상 가만히 앉아있었다. 바늘에 손가락을 찔려 피도 많이 흘렸지만 엄살을 부리지도 않았다. 먹물을 떨어뜨리지 않고 글자 한자를 완성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꼼짝도 않고 정신을 집중해야만 했다.

 장교사는 "너무나 힘든 작업이었지만 작품이 하나씩 완성하면서 느끼는 의욕과 성취감은 이들이 앞으로 사회인으로 생활하는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서예와 퀼트가 우리 아이들의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고 지구력도 높이는 아주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예는 다소 의기소침해하면서 구부정한 자세가 되어버린 아이들에게 바른 자세를 갖게 하는 역할도 한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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