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무호흡증
코에서 폐까지의 기관 중...어느 한부분이 막혀 발생
만성피로·고혈압 등 유발...정확한 진단과 치료 중요

▲ 김소향 하나이비인후과 코클리닉 원장이 코골이증상과 수면 무호흡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30대 후반 미혼남성 직장인 김모씨는 자신이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라고 여겼다. 과중한 업무에 매일 시달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매일 밤 2~3번 이상은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기를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 연수회에 참여한 뒤 같은 방을 쓰게 된 동료로부터 코골이가 심하다는 말을 들었다. 자신은 코를 골지않는다고 여겼던 김모씨는 “말도 안된다”고 손사래쳤다. 하지만 “숨을 쉬지 않다가 갑자기 숨을 몰아쉬며 화들짝 깨기를 반복하더라”는 동료의 말을 듣고 자신의 잠버릇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최근 병원검진에서 수면검사를 통해 수면 무호흡증이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소향 하나이비인후과 코클리닉 원장은 “잠을 자는 동안 무호흡 증상이 지속되면 당연히 몸이 힘들고 여러가지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며 “만성피로는 물론 당뇨,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 같은 질환을 비롯해 교통사고의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적절한 병원치료로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 중 무호흡은 공기가 코를 통해 폐까지 도달하는 부위 중 어디라도 막히면서 발생한다. 특히 코 뒤쪽, 혀 뒤쪽의 깊숙한 목구멍인 인두부는 뼈대나 연골이 없이 근육으로만 이뤄진 구조라 잠이 든 이후에는 긴장도가 떨어지면서 축 늘어나 폐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쉽다.

 

수면 무호흡증은 코골이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주변 사람 중 코고는 사람을 떠올려 보면 쉽게 상상이 되듯, 살집이 있고 목이 굵은 성인 남자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중년 남성 중 주변에서 코를 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거나 자다가 숨을 쉬지 못하는 사례가 느껴진다면, 일단 수면 무호흡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이렇게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우선 코나 목 등 이상이 생길 만한 부위부터 찾는다. 코가 막히면 호흡이 힘들어 질 수 있는데, 코를 좁아지게 하는 비중격 만곡증이나 비후성 비염이 가장 흔하다. 또 편도가 커서 목구멍을 좁아지거나 목젖이 뒤로 늘어져 목구멍이 막기도 하고 혀가 너무 커서 기도를 좁히기도 한다.

원인 부위가 발견된 이후에는 실제로 잠을 잘 때 이런 부위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는 검사가 필요하다. 자면서 시행하게 되는 검사는 크게 두 가지로 ‘수면 내시경’과 ‘수면 다원검사’가 있다.

수면 내시경 검사는 자는 동안 내시경으로 코에서 후두까지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를 모두 살피는 검사로 수면 마취를 한 다음 작은 내시경을 콧구멍을 통해 넣어 검사를 하게 된다. 이 검사를 통해 자는 동안 기도를 막는 부위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고, 수술 부위를 결정할 수 있다. 실제로 검사시간은 10분 정도지만, 마취를 통해 수면을 유도하고 검사 종료 후 다시 깨어나기까지 약 한시간 가량 걸린다.

수면 다원검사는 자는 동안 숨쉬는 상태와 혈중 산소 포화도를 평가하는 검사이다. 머리에 전극을 부착하여 뇌파를 기록하여 얕은 잠, 깊은 잠 등 수면의 단계를 구분하고, 코를 통해 공기가 드나드는 양을 측정하며, 가슴과 배의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움직임을 측정해 호흡 노력을 평가하고 혈중 산소 농도 및 심전도를 기록하게 된다. 이 검사를 통해 수면 중 호흡이 적어지거나 없어지는 저호흡, 무호흡이 얼마나 자주 많이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고, 혈중 산소가 얼마나 떨어지는 지를 알 수 있다. 하루밤을 검사실에서 자면서 수면의 모든 단계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이같은 방법을 통해 일단 수면 무호흡증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방법은 크게 수술과 비수술로 나뉘어 진행된다.

비수술적 방법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첫째, 살을 빼 몸속 무호흡 원인들을 조절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양압기를 착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일 밤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 의료보험대상이 아니라 비용이 꽤 든다. 세번째는 구강내 장치를 착용하는 방법이다. 권투할 때 마우스피스를 물듯이 환자의 혀에 맞는 기구를 제작해 입에 물고 자는 치료법이다.

수술적 치료는 다른 치료법을 모두 고려한 뒤 선택하게 된다. 비후성 비염을 완화시키는 5분 내외의 비교적 간단한 수술부터 상악과 하악을 모두 앞으로 당겨내어 목구멍을 넓혀주는 등 4~5시간 정도 소요되는 대수술까지 다양하다.

김소향 원장은 “같은 수술을 하더라도 환자의 코나 목의 생김새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므로 수술 전 정확한 평가가 중요하다”며 “한가지 수술 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코수술, 편도수술, 목젖수술, 혀수술, 기도수술, 양악수술까지 단계적으로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도움말=김소향 하나이비인후과 코클리닉 원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