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이라는 국내 공연사상 최고의 제작비와 7개월간의 장기공연, 그리고 "세계 3대 뮤지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작품 자체의 지명도 등으로 관심을 끌어왔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2일 오후 LG아트센터에서 국내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개막 공연에 대한 관심으로 일찌감치 매진된 객석(1천여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원제작사인 호주 RUC(Really Useful Company)의 스태프와 기술로 만들어진 고풍스러우면서도 화려한 무대 위에서 브로드웨이의 연출, 안무, 음악가들이 참여해 제작한 첫 공연에 감탄과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또 천장에 매달린 250㎏짜리 샹들리에가 추락하거나 안개 자욱한 무대 위로 촛불이 좌우에서 나타나면서 "유령"과 "크리스틴"이 미끄러지듯 배를 타고 등장하는 장면, 그리고 2막 도입부의 화려한 가면무도회 장면 등은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첫 공연인 이날은 윤영석(유령)-이혜경(크리스틴)-류정한(라울)-윤이나(칼롯타)-김봉환(피르멩)-서영주(앙드레) 등 주역급 배우들이 출연해 열연했다.

 작품의 배경은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 이 오페라하우스에 숨어 살며 이곳을 지배하는 정체불명의 괴인 "유령"을 중심으로, "유령"의 도움으로 코러스걸에서 스타로 급성장한 "크리스틴", 오페라하우스를 후원하는 귀족 청년 "라울"이 등장해 작품을 이끌어간다.

 이날 공연은 원작의 아름다운 음악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계산된 배우들의 블로킹과 무대전환, 조명 등을 통해 그간의 국내 뮤지컬들에 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9차례에 걸친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배우들은 주역급을 포함, 전반적으로 고른 가창력으로 무대를 이끌며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애초 공연을 두 달여 앞두고 시작된 빠듯한 연습일정 탓인지 일부 배우들은 다소 불안정한 노래와 아직 숙성되지 않은 듯한 연기로 다소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한편 현재까지 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작품은 지금까지 12월, 내년 1월분 입장권 판매로 40억원 가량을 벌어들였으며 기업체 협찬금으로 14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제작사인 ㈜제미로는 아직까지 공연 폐막 일자를 정하지 않은 채 흥행 성적 등을 보아가며 차분히 이를 결정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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