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상호에 ‘현대’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반 소비자들이 해당 저축은행을 범(汎) 현대그룹 계열사로 혼동할 수 있어 상표 등록을 무효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특허법원 제2부(김우진 부장판사)는 현대자동차 등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상대로 낸 등록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소송에는 현대자동차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범 현대그룹 9개 회사가 원고로 참여했다.
 앞서 이들 회사는 지난 2011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등록무효 심판을 청구했으나 이듬해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당시 특허심판원은 ‘현대’와 ‘스위스저축은행’을 단순 결합한 이 사건 상표가 범 현대그룹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킬 염려는 없다고 심결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와 반대로 저축은행의 ‘현대’ 상표 등록이 부당하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이번에 특허심판원 심결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는 ’현대‘를 범 현대그룹 또는 그 계열사의 약칭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이는 상표법상 ’수요자간 현저하게 인식된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을 표시하는 저명한 표장”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어 “대규모 기업집단의 저명한 표장에 대한 수요자의 높은 신뢰는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며 “이에 속하지 않은 회사가 해당 표장이 포함된 상표를 등록해 권리를 행사하면 오인의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원고들을 대리한 박금낭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상표가 마치 범 현대그룹 계열인 것처럼 혼동을 일으켜 법원이 늦었지만 이를 바로 잡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1940년대 중반 설립된 현대자동차공업사와 현대토건사를 모체로 한 구(舊) 현대그룹은 1999~2000년 계열분리해 현대자동차그룹 등 6개 안팎의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나뉘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