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AP=연합뉴스) 멕시코에서도 축구국가대표팀의 「순혈주의」 공방이뜨겁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그라운드 폭력으로 본선 2경기 출장정지처분을 받은 미드필더 헤수스 아레야노(몬테레이)를 대신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멕시코 시민권을따낸 아르헨티나 출신 가브리엘 카바예로(30.파추카)를 발탁하자 나라 전체가 떠들석하다.

 최근 아기레 감독이 14일(한국시간) 알바니아와의 평가전 명단에 아레야노와 같은 포지션인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 카바예로를 전격 포함시키면서 스웨덴 출신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을 영입한 잉글랜드의 경우처럼 실리와 자존심 사이에서 논란이일고 있는 것.

 카바예로는 지난 95년부터 멕시코 프로리그에서 활약, 인지도가 높은데다 실력도 인정받고 있으나 41년만에 멕시코 출생이 아닌 축구대표선수로 등록된 까닭에 국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태다.

 축구전문일간지 「라 아피시온」은 9일자에 삼색국기를 상징하는 전통의 대표팀애칭 「엘 트리(El Tri)」를 빗대어 「아르헨티나이징 더 트리」(Argentina-izing the Tri)를 제목으로 뽑았다.

 또 98년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골잡이 루이스 에르난데스는 『카바예로의 발탁은멕시코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논평했고 86년 월드컵대표팀 수비수 출신 페르난도 키라르테는 『그가 좋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대표팀은 멕시코인으로 채워져야 할것』이라며 반대론에 힘을 실었다.

 반면 카바예로는 『동료들과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긴장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표선수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너무 기다려진다』고 말하는 등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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