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열린 울산시립무용단(안무자 최은희)의 〈팔관회〉는 우리 민족의 색채를 선명하게 드러낸 장엄-신명-화엄의 한마당이었다.

 시립무용단이 제4회 정기연주회로 마련한 〈팔관회〉는 토착신앙의 기복과 수호제, 위령제 역할을 한 전통의 종합의식을 화합과 상생의 의미를 담아 "어둠에서 밝음으로"라는 주제로 연출한 최은희씨의 작품.

 내년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어서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의미가 더욱 크다.

 반면 화합의 마무리 무대인 바라춤사위와 산뜻한 끝장면의 연출은 보완해야될 부분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제1막의 왕실 팔관(팔관위장, 궁중정재)에서는 학무, 처용무, 선유락, 포구락, 태평무 등의 전통춤을 고루 빌려 연결시키면서 엄숙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의 궁중의식을 흐트러짐 없는 조화로 표현했다는 평가다.

 제2막의 화합의 장인 마당놀이에서는 출연자들이 춤을 즐기는 듯한 연기와 신명으로 관객들과 무대가 함께 호흡했다. 특히 사물놀이와 다양한 탈춤 등 마당놀이의 성격을 빌린 무대로 무용의 엄숙함을 벗고 관객의 박수와 어깨춤을 끌어냈다.

 제3막에서는 얇은 천을 가린 무대 뒤에서 연등이 차례로 떠오르면서 절제된 아름다움 세계로 관객들을 끌고 갔다. 1부의 궁중과 2부의 민중이 함께 화엄의 세계에서 상생하는 느낌을 전했다.

 여기에 객원연주자들이 함께 한 시립무용단 연주단원들의 반주도 생음악의 현장감과 흥겨움을 함께 전달했다.

 하지만 마지막 무대로 화합과 상생의 의미를 담은 바라춤으로 마무리를 연출하려했던 의도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최은희 안무자는 "〈팔관회〉를 통해 전통적인 것의 무대화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한국적 이미지를 창출하려 했다"며 "관객들의 호응과 기대에 걸맞게 한국적인 멋이 흘러 넘치도록 완성도를 높여 월드컵 축구경기 개막식 때 올리겠다"고 말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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