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성 비염

▲ 하나이비인후과 이현 원장이 알레르기성 비염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최근 무더운 여름 날씨와 함께 에어컨 등의 냉방기의 사용량이 높아지면서 냉방병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 코와 관련된 증상만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바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다. 상대적으로 기온의 변화에 민감해 환절기에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알레르기성 비염은 여름에도 증상이 쉽게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방치될 경우 축농증이나 편도선염 등의 2차질환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냉방기 사용 잦아지면서 실내외 온도차 적응 못해 면역력 저하
외부에서 들어온 집먼지 진드기·꽃가루·곰팡이 등에 과민반응
콧물·재채기·코막힘 등 유발, 면역력 낮아질 경우 증상 더 악화
계속 방치하면 축농증 등 합병증…청결 유의하고 습도 조절해야

◇여름철 증상 악화 쉬워, 편도선염 유발도

평소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재채기와 콧물을 달고 사는 직장인 이모(39·북구 명촌동)씨는 요즘 같은 여름철이 더 괴롭다. 가뜩이나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의 이씨는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에어컨을 바람을 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여름철만 되면 심해지는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에서 흡인된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 꽃가루 황사 등에 의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기성 질환이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만 유발하는 질환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급격한 온도차나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에 의해 증상이 유발된다. 일반적으로 봄·가을 심한 일교차에 의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유발물질에 노출되기 쉬워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름철에도 비염 증상은 악화되기 쉽다.

실제 최근 들어 냉방기 사용이 잦아지면서 이비인후과 마다 비염 증상 악화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과도한 냉방기 사용은 실내외 온도차를 크게 만드는데, 이 때문에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다.

또한 냉방기 과다 사용은 습도 조절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 습도는 평균적으로 60~70%지만 냉방장치를 1시간 이상 가동할 경우 수분이 응결돼 습도가 30~40%까지 내려가게 된다. 이 때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인후염이나 편도선염 등이 생기고 감기와 유사한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다.

하나이비인후과 이현 원장은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은 봄·가을 등 주로 환절기에 나타나는 질환이나 여름철에도 과도한 냉방기 사용에 따른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자주 발생한다”며 “특히 요즘 같은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냉방기 청결 유의·실내외 온도차 줄여야

문제는 이를 방치하게 되면 호흡기 질환인 축농증이나 후비루 증후군 등 다른 합병증으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비염증상이 오랫동안 나타나면 염증상태가 심해지고, 심한 코막힘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때 호흡 장애로 이어져 입으로만 숨을 쉴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입으로만 숨을 쉬게 되면 뇌에 산소가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아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편도선염도 유발할 수 있다. 입으로만 숨을 쉬게 되면 입안의 침이 말라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취약하게 되는데, 이때 편도선염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축농증 역시 심한 코막힘을 유발해 편도선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흔히 부비동염으로도 불리는 축농증은 콧속 부비동이라는 빈 공간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비점막부종, 기타 감염 등으로 인해 분비물이 고이면서 2차 세균감염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동일하게 심한 코막힘을 유발하며, 누런 콧물, 안면 충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오래 지속될 경우 두통, 기침, 권태감, 충혈, 후각 상실, 구취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들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원인물질이나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청결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여름철의 경우 냉방기에 곰팡이나 세균이 쉽게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쌓인 먼지와 세균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가습기 등을 사용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실내외 온도를 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와함께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등 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현 원장은 “여름철 과한 냉방은 체내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비염과 축농증 뿐 아니라 다른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며 “에어컨 필터 관리와 제습기 등을 이용한 습도 조절이 중요하며,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평소에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도움말=이현 하나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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