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채점 과정에서 인식률이 떨어져 수험생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안겨줄 수 있는 불량 연필이 중국에서 유통돼 파문이 일고 있다.
 대만 연합보는 최근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高考) 등 주요 시험을 치렀거나 준비하는 중국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가오카오 시험은 2B 연필로 답안을 작성하고 컴퓨터로 채점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필기구협회 등이 적발한 불량 2B 연필은 연필심의 흑연 함유 비율이 낮아 이 연필을 사용하면 흐리게 쓰이는 문제가 드러났다.
 협회는 자체 실험 결과, 불량 연필을 쓰면 컴퓨터 채점 때 인식률이 60%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필심은 곱게 빻은 흑연과 점토를 적당 비율로 섞은 뒤 고온에서 굽는 방식으로 만든다.
 피해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北京)시 차오양(朝陽)구에 사는 한 수험생은 지난달 치러진 대입 시험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불량 연필을 사용한 결과, 평소 성적의 4분의 1 수준의 ‘처참한’ 결과를 얻었다.
 430점 전후의 성적을 보여온 학생이지만 이번 시험에선 100점을 조금 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칭다오(靑島)에선 600여 명의 학생이 모의고사에서 불량 연필을 사용한 탓에 채점 때 컴퓨터가 이를 제대로 인식되지 못해 0점 처리됐다.
 상하이(上海)시에 본사를 둔 연필 및 문구 제조사 라오펑샹(老鳳祥)은 최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서 불량 연필을 유통한 30여 명의 문구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업체는 시장조사 결과, 소형 문구점뿐만 아니라 대형 서점이나 문구 유통회사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불량 연필이 판매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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