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리 암각화

-원시, 고래를 그리며

손상철

암벽 속 남근을 세운 사내가 고래를 부른다.

물길도 아득한 원시 배 하나 너울 넘어

신화는 돌잠 박차고 눈 비비며 일어난다.

안개 속 숨 죽인 작살 심장을 겨누는 눈빛

물내음 피빛으로 작살 끝에 걸리는 바다

덩덩쿵 달빛 춤사위 새벽이슬에 푸득인다.

밤바다 풀피리 불며 손끝으로 그린 기도

이제는 다 닳은 살갗 잃어버린 고래떼가

금이 간 파도소리에도 회유의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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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철시인은 제21회 샘터시조상에 장원, 제11회 성파시조문학상 전국시조백일장에 장원을 차지했고 96년 계간 〈시조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제3회 시조월드 문학상을 받았으며 현재 울산병영초등학교 느티나무동시조 교실 지도위원으로 수고하고 있으며 한국·울산문인협회 회원, 한국·울산시조협회 회원, 현대자동차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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