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열대야로 인해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더위 때문에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 보면 어느새 새벽이며, 간신히 잠들어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해 생체리듬이 깨지고 피로가 누적되기 마련이다. 스페인에서는 숙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낮잠자기 경연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 차가 지나다니는 시끄러운 길거리에 침대를 놓고 20분 동안 누웠을 때 누가 가장 오랫동안 자는지를 뇌파측정을 통해 파악하는 시합이다.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나오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완이 필요하다. 저녁 늦게 과격한 운동을 하지 말라는 것도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하고 침실을 어둡게 하라고 권하는 것도 이완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잠들기 직전 신경계를 안정되고 이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들기 직전까지도 우리의 삶은 긴장의 연속이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에 따르면 미국인의 90%가 잠들기 직전에 휴대폰 사용, 게임, TV시청, 인터넷사용 등으로 전자파에 노출된다고 한다. 잠들기 직전의 전자기기의 사용은 뇌 활동을 자극하고 긴장을 주기 때문에 불면증을 가져오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적어도 잠자리에 들기 전, 20분 정도 깊은 잠을 위한 나름의 의례의식이 필요하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 후 조명을 어둡게 한 다음 무릎을 꿇고 앉는다.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천천히 내쉬면서 상체를 바닥으로 숙이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머리를 바닥에 닿게 하거나 머리가 바닥에 닿지 않을 경우 베개위에 머리를 놓이도록 한다. 숨을 마시면서 상체를 일으켜 세운다. 이런 방법으로 10회 정도한다. 이때 호흡은 자연스런 호흡이지만 좀 더 깊은 이완을 가져오기 위하여 사이킥 호흡으로 불리는 승리호흡(ujjayi)을 한다.

승리호흡은 숨을 마시고 내쉴 때 성문을 자연스럽게 수축하는 호흡법이다. 하품할 때처럼 성문이 약간 수축되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수축한다. 숨을 마시고 내쉴 때 마다 마치 아기가 잘 때 쌕쌕거리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소리는 곁에 다가갔을 때 상대방에게 들릴 듯 말듯하니 일부러 크게 소리를 낼 필요가 없다. 승리호흡은 누워서도, 앉아서도, 서서도 가능하므로 잠자리에 누워서 실시하면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가 있다. 좀 더 쉽게 심신을 이완하기 위하여 마음속으로 숨을 마실 때는 소(so), 내쉴 때는 함(ham)을 반복한다. 성문을 수축한 채 소함소리에 귀 기울이다보면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 들리라.

곽미자 춘해보건대 교수·요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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