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총수 형제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의 국내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이 항소심 선고를 나흘 앞두고 심리를 재개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5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이날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지평지성을 통해 재판부에 변론재개 신청서를 냈다.
 최 회장은 항소심에서 김 전 고문이 자신을 속이고 계열사 돈을 빼돌렸다며 그를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해 왔다. 재판 중에 김 전 고문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한 만큼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김 전 고문에 대한 증인 신문을 통해 실체 관계를 명백히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는 지난 1일 김 전 고문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이후 변론재개 여부를 닷새째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지난달 29일 심리를 모두 마치고 오는 9일 선고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재판부 역시 김 전 고문을 사건의 핵심 인물로 여러 차례 지목한 만큼 변론을 재개해 그를 증인으로 법정에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판부가 변론 재개를 결정하고 추가 심리가 길어질 경우 최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말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다음달 30일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심리를 재개할 필요성이 있는지 재판부가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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