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경영난 끝에 세계적인 온라인쇼핑몰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에게 매각됐다.
 아마존닷컴의 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49)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를 2억5천만달러(약 2천786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도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사실을 밝혔다.
 베조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아마존닷컴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최근 광고매출 하락과 가입독자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워싱턴포스트를 사들였다고 공개했다.
 베조스는 올해 말까지 인수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광고매출의 하락과 구독자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어왔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국 매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의 이사회 의장겸 CEO 도널드 그레이엄은 “수년간 경영난에 처하면서 다른 소유주가 포스트를 더 잘 경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온 끝에 매각을 결심했다”며 “베조스는 첨단기술과 경영에서 검증된 천재로 포스트를 위해 멋진 새 소유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계약은 베조스와 워싱턴포스트간에 이뤄진 것으로 아마존닷컴과는 관계가 없다.
 베조스는 보도자료에서 “워싱턴DC와 전체 미국에서 (워싱턴)포스트가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며 그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독자에게 가지는 우리의 의무는 여전히 포스트의 핵심가치로 남아 있을 것이며, 포스트의 미래를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워싱턴포스트는 사명을 변경할 계획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매각 사실이 알려진 직후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에 ‘포스트, 베조스에게 팔린다’(Post to be sold to Bezos)라는 제목을 통해 “이번 매각은 수십년간 주류 신문으로 미국의 정치와 정책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던 워싱턴포스트에는 갑작스럽고 놀라운 일”이라면서 “이런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걸 거의 아무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877년 창간됐으며 미국내에서는 ‘포스트’로 불리는 정통지로 특히 정치·정책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1973년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을 특종 보도함으로써 닉슨 전 대통령 하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 결과 1973년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성장하는 과정에는 2001년 별세한 캐서린 그레이엄 여사의 역할이 컸다.
 1963년 회장이던 월터가 우울증으로 자살한 뒤 워싱턴포스트 경영자로 취임해 숱한 특종으로 신문의 성가를 올리고 경영에도 수완을 보여 1963년 연매출 8천5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일개 지방지를 오늘날 세계적인 언론기업으로 키웠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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