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은 경제기반·국제위상과 더불어
국민들의 높은 품격도 주요소가 된다
말과 행동 인격 높일 인성교육이 필요

▲ 성종형 GoldenWay Group CEO

‘막말’로 대변되는 용어가 연일 사회도처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 26일 극단적인 퍼포먼스를 결국 자살로 끝맺은 남성연대 대표의 사건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공간에서의 ‘막말’ 논쟁에서 비롯되었다. SNS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이제 인간의 생명마저 경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칼을 잘못 쓰면 흉기가 되는 것처럼 말이 입힌 상처는 더 이상의 소통이 아니라 남을 죽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할 때다.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人), 언어를 사용하는 주요수단인 입 세개로 표현된 품(品)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선인들의 지혜일까?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격(格)이란 게 있다. 사람에게는 인격(人格)이요, 나라에는 국격(國格)이다. 우리는 품격있는 사회, 품격있는 국가를 만들어야 하고 개인도 인격있는 사람으로 대접 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했다. 격(格)을 존중하고 격을 높이 살 줄 아는 나라였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와 인구 5000만명을 초과한 국가로 ‘20-50클럽’에도 가입된 나라이다.

개인에게 인격이 있듯 국가에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대우받는 품격이 있다. 이것이 ‘국격’이다. 인격이란 타고 나거나 살아가면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성격에 개인의 노력이나 수양에 의해 형성되는 지적, 도덕적 요소를 추가한 개념이다. 개인의 인격이 그 사람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로만 평가될 수 없듯이, 한 나라의 국격은 그 나라의 경제력이나 국제사회에서의 위상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개인의 재력(財力)이 인격이 아니 듯, 그 나라의 국력(國力)이 바로 국격은 아니다.

한 나라의 국격은 국제사회에서의 경제적, 외교적 역량뿐만 아니라, 국내의 정치적, 문화적 품격 등이 함께 고려되는 개념이다. 즉, 경제규모나 외교적 역량은 물론 국제평화, 환경보존, 인권문제 등의 이슈와 지식, 기술, 문화 발전 등에 기여하는 정도와 국민의 교육적, 문화적, 도덕적 수준 및 가치관과 시민의식 등 국민의 삶과 생각의 품격이 국격을 나타낸다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국격은 국가 및 구성원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품위와 격조이며 이는 경제적 기반+무형의 사회적 자본+국제적 위상의 3대요소로 구성된다.

지난 60년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보수와 진보간의 이념적 대립과 갈등, 이에 따른 사회적 불안, 도덕적 타락과 권력형 부정 부패의 심화, 지연·학연·혈연중심의 이해관계 편중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불신과 분노가 팽배해 있다. 이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지려면 국민의 생각과 생활자세의 격이 높아져야 하며 타락한 도덕성과 시민의식을 치유하여 국민 개개인의 인격을 높여 줄 올바른 인성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사람은 ‘사회지능’을 가졌기에 우리의 사회적 상호작용(Interaction)이 우리 안의 감성을 불러 일으키며, 인간관계는 또 다른 형태의 사회자본(Social Capital)임을 우리 모두는 무의식적으로 깨닫고 있다.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에게 “대사의 모습이 마치 돼지 같구려”라고 말하자, 이에 무학대사는 “자신의 눈에는 이성계가 부처같이 보인다”며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일 리가 없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일 리가 없지만 모든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 진화학자인 장대익은 우리시대 핵심 교양은 ‘과학’이라 말한다. 인간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시작된 지점에서 문사철(文史哲)로 대표되는 인문학적 반응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과학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성 중의 하나가 인간은 ‘따라쟁이(호모 리플리쿠스)’다. 한국의 싸이가 ‘강남스타일’이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도 그 춤을 따라 추듯,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아름다운 인성과 인격이 우리 후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에 교양 있는 대한국인(大韓國人)이 되어야 하겠다.온라인에서도 삼사일언(三思一言 : 말하기 전 세 번 생각하고 말한다)하며 ‘착한 스마트 세상’을 만든다면 그것이 바로 품격있는 대한민국을 창조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성종형 GoldenWay Group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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