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미자 춘해보건대 교수·요가과

요가자세를 가르칠 때 학생들에게 편안한 자세를 취한 후, 몸을 움직이지 않도록 요구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몇 분이 지나고 난 뒤 편안한 사람은 그대로 자세를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시 몸을 움직여 자신에게 편안한 자세를 취하라고 한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처음에는 자세를 이리저리 바꿔 앉는다. 다시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움직이지 않기를 몇 번 반복하다보면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자세를 찾은 뒤 몸을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제법 길어진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게 유지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척추를 반듯하게 세우고 있다.

요가자세는 산스크리트어로 아사나(asana)라고 한다. 아사나의 의미는 안정되고 편안한 자세를 의미한다. 안정되고 편안한 자세를 하기 위해 등을 구부리고 있는지 또는 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주의 무한한 에너지라 불리는 쿤달리니가 남성의 경우 회음부에,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 뒤쪽에 잠재되어 있다. 쿤달리니가 온전히 일깨워질 때 지나가는 통로가 있는데 이를 수슘나 나디라고 한다. 수슘나 나디를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달(음)의 에너지라 불리는 이다 나디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태양(양)의 에너지라 불리는 핑갈라 나디가 있다. 요가경전에 의하면 몸에서 에너지가 지나가는 통로는 7만2000개이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세 통로인 이다, 핑갈라 그리고 수슘나가 척추를 따라 있다. 또한 에너지가 비축되는 센터인 차크라가 척추를 따라 있으며, 차크라에서부터 몸의 구석구석으로 에너지통로를 따라 에너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그만큼 척추가 중요하다.

따라서 등이 굽었거나 휜 사람의 에너지 통로는 척추가 반듯한 사람에 비해 에너지의 순환이나 비축이 차이가 날수 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척추를 중심으로 골반과 어깨 나아가 발의 정렬을 요가자세에서는 중요하게 여긴다. 힘들거나 지친 사람들의 경우 자기도 모르게 가슴을 웅크려 등이 솟아오른 것처럼 보인다. 바른 척추는 앉아 있는 뒷모습을 보았을 때 반듯하게 일자 모형이다. 척추가 반듯하지 않을 때 등의 높이도 좌우 다를 뿐만 아니라 가슴의 크기도 다르다. 어깨의 높낮이도 다르며, 얼굴도 좌우 모두 비대칭을 이룬다. 예뻐지고 싶다면 먼저 성형을 할 것이 아니라 척추를 반듯하게 세우는 척추미인이 되어야 한다. 척추미인이 되는 방법은 평소에 척추를 자각하고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것이다. 척추를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배에 힘이 들어가고 등이 펴지기 때문이다.

곽미자 춘해보건대 교수·요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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