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미자 춘해보건대학교 교수·요가과

요가에서는 몸을 여러 겹으로 보고 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육체를 미세하게 감싸고 있는 몸은 에너지 몸이며, 에너지 몸 보다 더 섬세한 몸으로서 마음의 몸이 있다. 마음의 몸은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느끼는 정서 이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의식차원 뿐만 아니라 잠재의식과 무의식의 층까지 포함하고 있어, 마음의 몸은 훨씬 더 광범위하다. 마음의 몸을 넘어 지혜의 몸이 있다. 지혜의 몸은 진리에 더 가깝다. 지혜의 몸을 거쳐 희열의 몸이 있다. 이는 순수 행복으로서, 외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행복이다. 지혜의 몸과 희열의 몸은 대체로 잠재되어 있으며, 사람마다 각성의 수준도 다르다. 이러한 다섯 겹의 몸을 지탱하면서도 그 너머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참나이다.

요가에서는 흔히 육체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을 육체만의 문제라기보다는 마치 연어가 태어난 곳을 되돌아 여행하듯이 그 원인을 거꾸로 짚어간다. 어떤 질병이 있다면, 그 질병의 원인을 육체에만 책임을 떠맡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육체의 증상은 에너지 몸의 부조화로서 일어난 것이며, 에너지 몸의 부조화는 마음의 몸에서 비롯되며, 마음의 몸은 지혜의 몸과 희열의 몸에서 불균형이 두드러지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희열의 몸은 나아가 내가 진정으로 누구인지 몰라 나타나는 근원적인 무지로부터 비롯된다고 여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내안의 무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의 온전한 건강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요가경전에서는 건강을 ‘참나와 합일한 상태’로 정의내리고 있다.

잠은 일시적인 죽음과 같다. 자아가 일시적으로 소멸된 상태, 무의식의 세계이다. 매일 밤마다 잠을 잔다는 것은 나의 무의식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어둠과 같은 무의식의 여행을 어떤 사람은 불편하게 여기기도 하는데, 이들이 바로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서 무의식을 신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낮을 마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이성이나 의식적인 통제에 대해 강하게 고집하기 보다는 뭔가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를 신뢰하는 것을 익혀야 한다. 죽음과도 같은 무의식의 세계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하며, 나아가 죽음에 대해 얼마나 불안을 느끼는지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육체의 증상을 통해 몸은 진실을 말하고 싶어 한다. 제발 더 깊은 차원의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곽미자 춘해보건대학교 교수·요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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