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으로부터 해방돼 자유를 얻은 인간들”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

▲ 16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3기 비즈니스컬처스쿨 제13강에서 포스텍 인문과학부 이진우 석좌교수가 ‘세계사는 자유의식의 진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가 제3기 경상일보 비즈니스 컬처스쿨의 13번째 강좌의 강사로 나서 16일 오후 7시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세계사는 자유의식의 진보’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교수는 이날 ‘서양은 자유의 문명’ ‘자유의 역사’ ‘자유의 개념’ ‘자유와 개인주의의 역설’ 순으로 강의를 진행하며 세계의 역사는 자유 의식의 진보에 의해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동양과 구별되는 서양의 핵심 가치를 ‘자유’에서 찾았다. 이 교수는 “유럽의 정신적 고향인 그리스가 페르시아와의 전쟁(BC 499)에서 승리를 거둔 원인이 그리스인들의 자유 숭배 정신에 있다”고 해석하며 “최초의 문명충돌 과정에서 서양을 구원한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자유의식은 성경에서도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세계사를 자유의식의 진보’라고 정의한 헤겔의 말을 빌어 이 교수는 “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가 사과를 따먹는 행위도 금지의 탄생, 선택의 기회, 자유의 유혹으로 점점 이어지다가 결국 신에 대한 인간의 저항, 즉 ‘신으로부터의 해방’을 통해 자유를 얻고자 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 “이같은 서양사의 흐름은 신에서 자연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자유의식으로 진일보해 수많은 과학적 성과를 낳았으며, 곧이어 다시 인간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연결돼 1789년 프랑스대혁명과 같은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유의 세가지 개념으로 ‘자치’(정치적 자유), ‘자족’(경제적 자유), ‘자율’(도덕적 자유)을 제시하고 이어 근대 이후 탄생한 ‘개인주의’가 오로지 자기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오류를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의 사회적 목적은 개인의 자유에서 출발한다”며 “정의로운 사회란 시민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신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는 연세대 독문과를 졸업한 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대에서 철학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계명대 총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니체, 실험적 사유와 극단의 사상> <지상으로 내려온 철학> 등 다수가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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