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1일 9.11 테러 이후 미국의 해외주둔에 대한 비판을 삼가해온 입장에서 탈피, 미국의 이른바 안보 이익 확장이 전세계의 인권을 위반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미국 국무부의 연례 인권 보고서에 맞서 발표한 미국인권 보고서에서 "미국은 전세계에 군사 기지를 구축, 수천명의 병력을 주둔시킴으로써 인권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은 세계 구석 구석 이른바 안보 이익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의 이런 비판은 지난 9.11 테러 이후 미군의 해외 주둔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미국이 주축이 된 대테러 작전을 전반적으로 지지해온 기조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9.11 테러 이전 양국 관계가 불편했던 시기를 연상시키는 강경한 용어를 구사하면서 미군의 열화우라늄탄 사용, 해외주둔 미군 병사들의 범죄행위 등을 들며 미국에 의한 다른 국가의 인권및 주권 위반 사례를 비판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제멋대로 다른 국가의 주권과 인권을 침해하는데 있어 세계에서 1등 국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중문대학의 정치 분석가 라우 쉬-카이는 양국 관계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중국 방문 및 중국의 대테러전 지지 입장 표명으로 표면적으론 개선돼 왔지만 여전히 이견이 존재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우 씨는 "중국은 미국과 분쟁을 피하려 애쓰면서도 미국 행정부내 매파의 영향력 확대를 걱정해야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면서 "이번 보고서는 중국의 진정한 정서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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