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가 울산을 다녀갔다. 이총재는 울산을 방문하는 동안 당원들과 함께 문수산 등반을 했다. 이날 이총재와 함께 문수산에 오른 사람이 3천여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날 문수산에 올랐던 시민들은 지난 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를 했기 때문인지 이번에 울산에 온 이총재의 행보가 상당히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울산 방문이 만족스러웠던지 이 총재는 다음달에도 울산을 방문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데 야당이 이렇게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여당인 민주당을 보면 참으로 걱정이 앞선다. 지난 보선이후 내홍과 분란에 빠져 있는 민주당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갈수록 꼬여만 가고 있다. 소장 개혁파와 노장 당권파, 동교동계와 비동교동계 그리고 선발 대선 주자와 후발 주자 간의 다툼이 뒤섞여 당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가 민주당의 분열을 걱정하는 것은 민주당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민주당 지도층의 행동속에서는 나라를 걱정하는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다.

 민주당 지도자들은 아직도 민심 이반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속에서 정국 운영이 제대로 될 까닭이 없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잘못을 고치고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떠나간 민심을 되돌려 세우는 길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 뿐이다. 쇄신과 개혁으로 다시 매진하는 것 외에는 활로를 찾을 다른 방법이 없다.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이 계획하고 있는 당 지도부 간담회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김대통령이 이 모임에서 소장파들이 요구하고 있는 인적쇄신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 우선 당내분을 막고 또 여당을 외면하고 있는 민심도 어느 정도 수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당내 문제는 몰라도 민심이 원하는 것은 전면적인 국정쇄신이지 부분적인 쇄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김대통령이 빨리 용단을 내려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금은 민주당도 살리고 나라도 살리는 전면적인 국정쇄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리고 이 용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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