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구·군으로 찾아가는 공연으로 기획된 울산시립무용단(안무자 최은희)의 "요놈, 춘풍아!"가 행정의 뒷받침 부족으로 문예회관에서만 공연되는 "반쪽" 공연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울산문예회관은 올해 초에 시립무용단의 제5회 정기공연으로 우리 고유의 멋과 흥을 현대적 해학으로 각색, 신 마당놀이로 꾸민 "요놈, 춘풍아!"를 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오는 21일 공연한 뒤 4월께 5개 구·군을 순회하면서 월드컵 분위기를 고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연을 10일 앞둔 11일 현재 문예회관측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기간이기 때문에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구·군 순회 공연을 재검토하기로 한 뒤 구체적 방안을 세우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

 문예회관 공연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임박해 있는 시점이어서 구·군 순회공연이 자칫 현역단체장이나 선거출마자들의 홍보의 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 해석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립무용단은 그동안 구·군 순회공연에 대비한 야외공연 연습을 하지 않고 있어 갑작스럽게 순회공연이 결정될 경우 연습량이 모자라 작품의 탄력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최은희 안무자는 "야외공연은 실내공연과 달리 관객과의 호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연내용을 새롭게 짜야 한다"며 "구체적인 순회공연 계획이 세워지지 않아 우선 실내 공연을 위한 연습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대해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구·군이 순회공연을 위한 장소제공·홍보 등의 지원을 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단지 출마예정자가 행사장에 나타나거나 명의를 사용하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립무용단이 월드컵 분위기 조성을 위해 순회공연을 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울산문예회관의 늑장행정으로 모처럼 기획한 시립예술단의 찾아가는 공연이 무산될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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