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노인이 행복한 울산 1.고령화속도 다른 도시보다 빨라

▲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노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노인들이 가수들의 공연을 보며 박수를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은 이제 우려수준을 넘어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현재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총 인구는 5104만7880명인데,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612만3118명으로 총 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어 고령사회(총 인구의 14%가 65세 이상 인구)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우리나라 성장률 저하의 원인으로 고령화 문제 등을 꼽으면서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2010년 10.9%에서 2050년 34.3%로 늘어나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울산지역 65세 이상 노인 인구
8만8728명으로 전체 7.7%차지

베이비부머 세대 잇단 은퇴 등
고령·초고령사회 빠르게 진행
다각적인 대안 마련 서둘러야

오늘 노인의 날 다채로운 행사

◇고령화사회 울산,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변화중

울산은 총 115만2039명의 인구 중 8만8728명이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로 현재 7.7%의 노인인구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2000년 4.0%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7%대 기준인 고령화사회에는 이미 지난 2011년 접어들었다. 지난날 국가산업 미래를 짊어지던 젊고, 역동적인 도시 이미지와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대기업 등 기업이 즐비한 울산의 베이비부머세대가 줄줄이 은퇴를 앞두고 있어 전국 평균에 비해 고령사회와 초고령사회 도달하는 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고령화사회(7%)로 도달한 시기는 지난 2000년으로 고령사회(14%)는 오는 2017년(도달시기 17년), 초고령사회(20%)는 2029년(도달시기 9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울산은 지난 2011년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3년 12년만에 고령사회로, 2019년 6년만에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초고령사회까지 전국평균보다 8년 정도 빠른 속도로, 산업화시절 생계를 위해 울산을 찾은 베이비부머 등이 계속해 노인인구로 흡수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의 한 노인복지 담당자는 “고령사회 진입은 울산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며 “노인은 피하고 싶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우리도 겪을 시기다. 이제는 노인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고 전했다.

◇노인복지관만 8곳 달해 일 원하는 노인위한 대책

울산시에 따르면 노인복지를 위한 울산 지역내 노인복지관은 올해 7월 기준으로 시노인복지관 등 8곳에 달한다.

이들 복지관은 크게 노인을 대상으로 △한글교실, 외국어 교실 등의 평생교육지원 △음악, 미술, 연극 등의 취미여가지원 △노인일자리사업, 공동작업장 등의 고용지원 △급식 및 요양서비스 등의 건강생활지원 △노인문제상담, 자살예방사업 등의 정서생활지원 △노인자원봉사 활성화 사업, 교통안전봉사 등의 사회참여지원 △경로당활성화사업 등의 경로당혁신프로그램 △주거지원 △소득지원을 하고 있으며 가족을 대상으로도 △노인돌봄서비스사업 등의 가족기능지원 △가족통합지원 등 노인 복지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설의 종사자는 총 96명에 불과한데 반해 시설 이용자들은 4083명에 달해 종사자 1명당 42명의 노인들을 돌봐야 한다. 게다가 이런 시설 이용자들은 전체 울산 노인인구 8만여명 중 불과 4%에 달하는 것으로 향후 늘어나는 노인들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종사자 수를 늘리는 등 환경개선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최근 울산시의회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정한 노인일자리 창출 지원 조례와 뿌리산업 진흥 조례, 노인 취업차별금지 조례, 일자리 창출 지원 조례 등을 제정했다.

울산 동구 화정동에 거주하는 김모(63)씨는 “보통 노인이라 하면 늙은이로 생각하기 일쑤다”며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계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반짝 행사보다는 지속적인 관심 필요

오늘 10월1일은 노인인구가 급증함과 동시에 날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노인문제에 대해 세계적·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키고 노인에 대한 공경과 감사한 마음을 새기기 위해 유엔이 정한 ‘노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도 경로효친 사상의 미풍양속을 확산시키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다음날인 10월2일을 노인의 날로 지정했다.

울산에서는 지난 9월30일 동천체육관에서 노인의 날 행사를 시작으로 10월 내내 기관 및 단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노인관련 행사가 마련돼 노인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각 동별로 열리는 노인관련 행사만해도 약 40여개이고, 참가 노인은 총 3만11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행사들로는 가족 간 유대를 중시하는 전통 가치관이 무너져 자식에게 기댈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고달프고 외롭기만 한 우리네 노인들을 달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동구 전하동 한 공원에서 만난 정모(72)씨는 “노인의 날이 포함돼 있는 10월은 우리 같은 늙은이들에게는 기쁘면서도 씁쓸한 날이기도 하다”며 “일정 기간 반짝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노인들을 위한 다양하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 연도별 울산 노인인구현황 (단위: 명)
구분 인구 65세이상  시 인구대비
2005 1,087,648 57,797 5.3%
2006 1,092,494 61,421 5.6%
2007 1,099,995 66,176 6.0%
2008 1,112,407 69,995 6.3%
2009 1,114,866 73,301 6.6%
2010 1,126,298 76,800 6.8%
2011 1,135,495 80,465 7.1%
2012 1,147,256 85,736 7.5%
2013 1,152,039 88,728 7.7%

 

■ 고령화 진행속도(단위: 명)
구분   울산
도달
년도
고령화사회(7%) 2011
고령사회(14%) 2023
초고령사회(20%)  2029
소요
년수
고령사회도달(4→14%) 12
초고령사회도달(14→20%) 6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시도편(2012.6)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