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록 울산대학교 교수

인터넷 공간에서 사회적 이슈에 여러 다양한 시각과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인터넷 공간이 갈등을 증폭시키는 장이라는 비판적인 의견이 팽배해지고 있다. 인터넷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익명성으로 인하여 자극적이고 악의적인 댓글과 무분별한 공격적인 표현, 출처가 불명확한 주장 등이 인터넷 공간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는 역기능 현상은 인터넷의 순기능을 위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특히 인터넷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여론 형성은 대한민국 국민의 독특한 문화와 결합하여 집단 심리로까지 표출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여론형성과 행동이 폭발적으로 분출한 것이 지난 2008년 촛불집회였으며, 이 당시 인터넷 공간의 의견제시와 토론 등 여론형성이 사회문제화 되었다. 또한 천안함 사건 때는 ‘남한 선제 공격설’이니 ‘정부 자작극설’이니 하는 루머가 퍼져서 국가 안보나 국민 의식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던 일이 있었다.

이러한 인포데믹스(infodemics)는 정보(information)와 유행병(epidemic)을 합성한 신조어로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으로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을 일컫는 말이다. 소수의 주관적인 이슈메이커들의 왜곡된 주장에 휘말리거나 잘못된 정보의 빠른 확산에 따른 현상으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사건에 관한 정보나 잘못된 행동과 위기에 관한 소문들이 인터넷 게시판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 나라의 경제, 사회, 정치, 안보에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특히 최근 1인 미디어, 인터넷 방송매체가 주도적으로 활약하면서 실시간 양 방향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넷에서 주장한 행동양식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집단행동이 나타나기까지 하는데, 이는 기존의 매스미디어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단순히 정보만을 제공하는 행태를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인터넷 게시판, 1인 미디어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괴담수준의 정보, 의견, 댓글로 사건의 본질이 호도되는 위험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지난 몇 년 동안 예상치 못한 인터넷 저널리즘에 급격히 노출되면서 인터넷 문화의 역기능적인 행태를 뼈저리게 체험하였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무책임한 인터넷 저널리즘을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네티즌들은 자기 글쓰기와 의견표현에 책임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하며, 자율 규제를 통해 인터넷 공간에서의 지속 가능한 정보문화를 정착시키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이다.

구자록 울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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