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가대표 선발전서 김하율 꺾고 선발됐지만
전국체전 8강전선 바뀐 채점룰에 맥못추고 판정패

▲ ‘배우 복서’ 이시영(왼쪽)이 21일 인천시 남구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여자일반부 플라이급(51㎏) 경기에서 김하율(충주시청)의 공격에 고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복서’ 이시영(32·인천시청)의 전국체전 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이시영은 21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여자 일반부 플라이급(51㎏) 8강전에서 김하율(19·충주시청)에 판정(1대2)으로 패배했다. 지난 4월 김하율을 꺾고 라이트플라이급(48㎏)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시영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이 체급이 없어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그러나 체급을 올린 뒤 처음 치른 이번 경기에서 ‘김하율 복수전’의 제물이 됐다.

이시영은 경기 내내 김하율의 저돌적인 인파이팅에 밀려 고전했다.

1라운드 시작과 함께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안면에 허용했고 라운드 종료 직전 힘이 많이 실린 왼손 잽을 2차례 얻어맞는 등 수세에 몰렸다.

2라운드 들어서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이시영은 지난 선발전 때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김하율의 공세에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시영은 3라운드 초반 김하율에게 오른손 잽과 왼손 스트레이트 콤비네이션을 적중시킨 것을 제외하고는 상대에게 제대로 된 펀치를 꽂아넣지 못했다.

3라운드 후반에는 김하율의 주먹에 오른쪽 어께를 맞아 통증을 호소해 한 차례 다운을 빼앗기기도 했다.

이시영은 다시 일어서 끝까지 분투했지만 결국 주심은 김하율의 손을 들어줬다. 유효타 수가 아닌 공격성과 링 장악 정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쪽으로 국제복싱협회(AIBA) 채점룰이 바뀐 것이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지난 선발전까지 이시영은 긴 리치를 활용해 상대에게 강하지는 않지만 정확한 펀치를 간간이 꽂아넣고 피해 다니는 전술을 구사했다.

그러나 새 채점룰 아래서는 김하율에게 적극적으로 맞서는 수밖에 없었고 결국 ‘진검승부’에서 패한 셈이 됐다.

이시영은 체급 상향, 채점룰 개정이라는 두 가지 악조건을 결국 이겨내지 못하면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이시영은 이날 “경기중에 오른쪽 어깨가 빠졌지만 자주 겪던 일이어서 내가 직접 끼워 넣었다”고 말했다. 이시영은 “훈련 중에 어깨가 빠진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습관적으로 어깨가 탈구됐다”며 “자주 있는 일이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경기 상황을 설명했다.

이시영은 경기결과와 관련 “많은 분이 응원하러 오셨는데 졌다”며 “다음에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시영을 꺾은 김하율은 “연예인인데도 열심히 훈련하는 (이시영) 언니와 다시 붙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